프랑스 남서부 툴루즈의 한 공동주택 다락방에서 최근 발견된 유화 한 점이 16세기 바로크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거장 화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1571∼1610)의 대표작일 가능성이 높아 세계 문화계가 흥분하고 있다.
AP통신은 프랑스 미술품 전문가들이 1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툴루즈에서 발견된 그림을 공개하고 이것이 오래전 사라진 카라바조의 진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림은 유대 여성 유디트가 아시리아 장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순간을 묘사한 것으로 이 이야기는 구약성서에 기록돼 있다.
생전의 카라바조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를 두 점 그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한 점은 현재 로마의 국립 고미술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또 다른 한 점은 완성된 지 100여년이 지나 사라진 후 현재까지 종적이 묘연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이 그림이 바로 사라진 한 점일 가능성이 높으며, 카라바조의 말년인 1600∼161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본일 경우 400년 된 이 그림의 가치는 최소 1억2000만 유로(약 15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로1 라디오에 따르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그림의 구매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문제의 그림이 카라바조의 진본인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전문가들이 그림을 12일 공개한 것 자체가 진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술전문가 에릭 튀르켕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림에 나타난 터치, 빛, 에너지는 카라바조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감격을 나타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1570억 가치… “거장 카라바조 대표작 찾았다”
입력 2016-04-13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