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못났던 19대 국회] 막장·셀프 공천에 옥새 파동까지… 부끄러운 민낯

입력 2016-04-12 21:18

역대 최저 법안 가결률에 더해 각종 성 추문과 갑질 파문 등으로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19대 국회 여야는 공천과정에서도 구태를 반복했다. 막장 공천에 셀프 공천, ‘옥새 파동’, 읍소·사죄 정치까지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막장 드라마’ 찍고 무릎 꿇은 여당=야권 분열 구도로 당초 ‘쉬운 선거’를 예상했던 새누리당은 극심한 공천 내홍을 겪으며 전통적 지지층까지 고개를 돌리는 상황을 자초했다.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위원장 사이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던 여당의 공천 갈등은 지난달 8일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의 욕설 통화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윤 의원은 앞서 한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라고 말했다. 결국 낙천한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후 여당 공천 갈등은 유승민 의원의 거취에 집중됐다. 이 위원장이 끝까지 유 의원의 공천을 보류하자 김 대표는 공천장 날인을 거부하며 ‘옥새 투쟁’으로 맞섰다. 결국 ‘3대 3’ 공천으로 마무리됐지만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으로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여권 텃밭인 영남에서 낙천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야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속출했다. 결국 최경환 TK 총괄선대위원장과 대구 지역 새누리당 후보자들은 지난 6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단체로 무릎을 꿇었다. 선거 중반 이후 새누리당은 내내 읍소와 사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내부 전쟁만 벌인 야권=야권은 여당을 상대하기는커녕 ‘내전’만 계속했다. 야권 내 갈등은 지난달 2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 통합’을 제안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국민의당은 ‘진정성 없는 제안’이라며 더민주를 비판했고, 더민주는 ‘야권 분열의 책임은 이제 국민의당에 있다’고 몰아세우며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야권 통합 무산은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후보자 간 산발적 연대 논의가 진행됐지만 단일화에 성공한 곳은 서울 은평갑과 인천 연수을, 강원 춘천 등 극히 일부뿐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사죄정치’에 대해서도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호남 방문을 놓고 김 대표 측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노출했던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에야 대표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았다. 그는 광주에서 “못난 문재인이 왔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내년 대선에 불출마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당내에서는 ‘결자해지를 했다’는 평가와 ‘호남 선거에 자신의 거취를 연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각 당 내부의 공천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더민주는 김 대표가 자신을 비례대표 후보 2번에 ‘셀프 공천’하면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결국 김 대표의 사퇴 파동 끝에 가까스로 진정됐지만 그 사이 ‘집토끼’를 많이 놓쳤다는 것이 더민주 내부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민의당 역시 공천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낙천한 김승남 의원이 탈당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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