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 사령탑들의 ‘발’을 보면 4·13총선의 지역별 판세가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수장들은 10곳 중 7곳꼴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찾아 유세전을 펼쳤다. 전체 253개 의석 가운데 122석이 몰려 있는 수도권이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부터 13일간 총 4497㎞의 강행군을 이어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31차례 지원 유세 중 91번(69.4%)을 수도권에서 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약 4388㎞을 다니며 123차례 가운데 91차례(74%)를,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총 4079㎞를 다니며 140차례 연설 중 111차례(79.2%)를 수도권에 할애했다. 수도권 의석 비중이 전체 지역구의 48.2%나 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높은 비율이다.
이는 수도권이 영호남처럼 여야의 ‘텃밭’이 아닌 ‘경합지’ 성격이 강하다는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총선에서 정국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수도권 표심을 감안해 여야 지도부가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이유로 충청 지역을 둘러싼 신경전도 뜨거웠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3당의 수장이 모두 방문한 곳은 충청(대전·충북·충남) 지역이 유일했다. 김무성 대표는 15번(세종 포함), 김종인 대표는 13번(세종 포함), 안 대표는 충청 지원 유세에 4번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부산·경남(PK)에서만 15차례 지원 유세를 했다. 그동안 여당 텃밭으로 불렸지만 새누리당 공천 파동으로 민심이 심상치 않은 ‘낙동강벨트’의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도 안대희 최고위원이 출마한 서울 마포갑만 세 번 찾는 등 ‘험지’ 후보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이었다. 그러나 공천 파동의 진원지인 대구·경북(TK)을 비롯해 공천 파동으로 탈당,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 지역구에는 지원 유세를 가지 않았다.
호남에서 ‘국민의당’ 강세에 비상이 걸린 더민주 김종인 대표도 선거운동 첫 주말부터 호남을 찾는 등 ‘호남’과 ‘수도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김 대표가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지원 유세를 편 곳도 전북(9차례)이었다.
반면 ‘호남’에서 상승세를 얻은 국민의당 안 대표는 첫 주말을 호남에서 보낸 뒤로는 대부분 수도권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 10일 이후 3일 연속 정호준(서울 중·성동을) 김성식(서울 관악갑) 후보 등 막판 추격전을 하는 후보들을 집중 지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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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당 선거사령탑 ‘발’ 쫓으니… 가는 곳 ‘수도권’
입력 2016-04-12 21:31 수정 2016-04-13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