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금융지주 CEO 연쇄 회동 왜… 우리·신한 이어 KB도 곧 만나

입력 2016-04-12 20:52

삼성전자 이재용(사진) 부회장이 금융회사 CEO들과 잇따라 만남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삼성의 계열사 재편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하지만 삼성은 이를 부인했다.

12일 삼성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조만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이광구 우리은행장에 이어 2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회동했다.

이 부회장이 금융지주사 CEO들과의 접촉을 늘리는 것에 대해 삼성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금융부문 경쟁력 강화 차원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금융, 전자, 바이오를 3대 축으로 그룹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중 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이고 바이오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했다. 반면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국내외 금융지주 CEO를 만나며 이에 대한 조언을 듣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창전밍 시틱(CITIC)그룹 동사장을 만났고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주요 카드사 CEO들과 만나 삼성페이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금융지주사 CEO 연쇄 면담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려 한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심지어 금융위원회와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에 대해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는 설마저 제기됐다. 금융위와 삼성 측은 곧바로 이를 진화하고 나섰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계 고위인사들과의 만남이 공개된 것이 드물기는 하지만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각 업종 대표들과 많은 만남을 가져왔다”며 “금융지주사 설립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