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52·오른쪽 사진) 여사가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왼쪽 사진) 전 국무장관과 둘도 없는 앙숙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셸은 클린턴을 경멸했으며, 단 한 번도 전·현직 대통령 부부 만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텔레그래프는 11일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케이트 앤더슨 브로워의 신간 ‘영부인,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우아함과 권세’라는 책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미셸이 클린턴에게 적대감을 갖게 된 계기는 2008년 대선 경선 때였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희망과 변화’라는 주제로 캠페인을 펼쳤는데 클린턴이 이를 비아냥거렸기 때문이다. 당시 클린턴은 연설에서 “하늘이 열리고 빛이 내려와 비추며 천상의 화음이 울려 퍼지리라. 좋은 일을 하면 세상이 좋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니”라고 꼬집었다. 오바마가 주창하는 게 뜬구름 잡는 식의 실현되기 어려운 주장이라는 비판이었다.
미셸은 클린턴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운영하는 재단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운영되자 “돈과 성공을 동시에 쟁취하려 한다”며 비난했다. 이런 이유로 미셸은 클린턴이 4년간 국무장관을 지내는 동안 식사자리 한 번 갖지 않았다. 미셸은 심지어 이번 대선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해 클린턴에게 또 한번의 ‘통쾌한 패배’를 안겨주길 원했다.
클린턴 역시 미셸이 영부인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생각했다. 백악관에 있을 때 만든 유적지와 예술작품 보호 프로그램을 미셸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중단된 일에 불만이 컸다.
실제로 미셸은 백악관을 ‘멋진 감옥’ ‘어항’이라고 생각했고 현안과 관련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하품 나는 일’로 여겼다. 특히 미셸은 2010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방미 때 부인 카를라 브루니가 백악관 생활을 묻자 “묻지 마세요, 지옥이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셸은 패션에 심취했고, 서둘러 백악관을 빠져나가 책을 쓰길 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힐러리·미셸은 앙숙”… 백악관 출입기자, 신간 통해 둘 사이 언급
입력 2016-04-12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