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윤성민] 경제 장관들 세월호 추모는 남의 일?

입력 2016-04-12 19:29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에 세월호 참사 추모는 남 일이다. 각 부처에 확인한 결과 오는 16일 세월호 2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하는 장관은 세월호 사고의 1차 책임 부처인 해양수산부의 김영석 장관뿐이다. 김 장관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 분향소를 찾을 계획이다.

반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 등을 위해 8∼17일 일정으로 바하마, 미국 출장을 떠났다. 기재부는 세월호 피해 유가족 지원·선체 인양 관련 예산을 총괄한다. 정인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주기 당일 항생제 내성 관련 보건장관회의에 참석한다. 복지부는 세월호 사고 당시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참여해 유가족 심리치료 등을 담당했다.

그 외 세월호 사고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부처의 장관들은 추모 행사 대신 국민안전처가 여는 ‘제2회 국민의 날 국민안전 다짐대회’에 참석한다. 황교안 국무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참석자다. 안전처 관계자는 “국민안전 다짐대회는 추모 행사와는 성격이 다르고, 안전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회 대회는 ‘세월호 사고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정부 홍보 행사를 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엔 그마저도 참석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 행사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1주기 때도 당시 유기준 해수부 장관 외에 다른 장관들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추모제는 올해도 열리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너무 빨리 망각하는 것인가, 잊고 싶은 것인가. 2년이 지나도 정부는 달라지지 않았다.

세종=윤성민 경제부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