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대학생 송모(26)씨가 응시 자격에 필요한 토익시험 등을 보는 과정에서도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씨가 지역인재 선발시험 추천대상 자격 요건 중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2급 이상)과 토익 성적(700점 이상)을 부정하게 취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송씨는 두 시험에 응시하면서 허위 약시(교정시력 0.16 이하) 진단서를 제출해 1.2배의 시험 시간을 보장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24일 국사편찬위원회 주관으로 치러진 한국사시험은 일반 응시생보다 16분 긴 96분간, 지난해 2월 7일 토익시험은 독해 부문에서 15분 긴 90분간 문제를 풀었다.
토익시험 땐 한국사시험 때 제출한 진단서의 날짜를 고쳐 재활용했다. 2014년 여름 토익시험에서 600점대를 받았던 송씨는 연장시간을 얻은 지난해 2월 시험에선 100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송씨는 대학병원 시력검사 과정에서 글자가 안 보인다고 속여 약시 진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시력이 낮은 편이지만 시험시간을 더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경찰은 송씨가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 응시에 필요한 또 다른 자격인 ‘학과 성적 상위 10% 이상’에 드는 과정에서도 부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대학 측은 “학교 성적엔 이상없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청사침입 공시생’ 한국사시험·토익서도 부정행위
입력 2016-04-12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