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의 오랜 텃밭인 호남에서 벌어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야야(野野) 대결’은 4·13총선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앞서가는 국민의당을 더민주가 쫓는 형국이 선거전 내내 펼쳐졌지만 최종 결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두 정당은 선전을 자신하며 투표 결과를 통해 ‘야당 적통(嫡統) 논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더민주 김홍걸 광주 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호남 민심이 우리 당으로 오고 있다”면서 “선거 결과가 비관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이후 더민주 지지율이 낮았던 50대 이상에서도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있다”며 “호남에서 지지층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이 ‘호남 쟁탈전’ 승리를 자신하는 것에 대해 “호남 민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건 그분들(국민의당) 희망사항”이라고 잘라 말했다.
광주와 전남북에 걸린 의석은 총 28석이다. 더민주는 6∼8석 확보를 예상했지만 문 전 대표가 선거 막판 호남을 거듭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더 많은 의석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당은 광주 8개 선거구 석권을 포함해 20석 이상 확보를 낙관하고 있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호남 판세에 대한 질문에 “보수적으로 안 보고 넉넉하게 보면 23∼24석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변인은 광주 지역 접전지 중 하나인 광산을에 출마한 권은희 후보를 거론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 지역) 정당 지지율이 40% 초반이었는데 이제 50%가 넘었다. 이에 따라 권 후보 지지율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문 전 대표가 거듭 호남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더민주 후보 지원 유세는 안 하고 있다”며 “후보들과 같이 안 다니는 이유를 기자들은 알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를 에둘러 강조하며 호남 지역 선거 승리를 자신한 셈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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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2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