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세원] 공공의 선을 위하여

입력 2016-04-12 19:41

오늘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날이다. 서로 자기가 속한 당이 옳다고 주장하며 열을 올리는 그들을 위한 날이 아니라, 소중한 한 표로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국민을 위한 날이다. 선거 후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며 푸념하지 않기 위하여 권력의 주인인 진정한 갑 국민이 대변자이며 심부름꾼인 을을 잘 뽑아야 하는 날이다.

지인 중에 시의원으로 정치에 잠시 참여했던 이가 있다. 여러 남매가 있는 떡집의 딸로 태어나 어렵게 컸지만 의사로, 사업가로 자수성가했다. 여러 일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지역정치와 국회 입법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고 불합리를 개선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정치에 참여해 고군분투했었다. 하지만 정치 신인들도 당선 후에는 기성 정치인과 다름없이 변해버리고 이기주의에 빠져버리는데 환멸과 회의를 느끼고 몇 년 만에 발을 빼고 말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란 공공의 선을 위하여 봉사하는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이라고 했다. 자정 능력을 잃은 우리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가치를 향해 십자가를 지고 갈 자선가는 누구일까. 입후보자들이 진정 꿈꾸는 것은 권력일까, 공공의 선일까. 유권자를 투표나 해주는 존재로만 보고 귀한 한 표를 얻어 당선된후에는 국회에서 권위에 찬 승자의 모습으로 또 싸움질이나 하지는 않을까.

정치는 결코 국민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정치에 뜻을 두고 있거나 몸담은 사람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사회에는 훌륭하고 똑똑한 수준 높은 국민들이 많이 있지만,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정치 불신과 무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을. 하지만 민주주의 체제에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므로 투표를 통해 분명한 의사표시와 권리 행사를 해야 할 것이다. 정책 실패 등 여러 이유로 경제가 어려워져도 정치인들은 절대 배고프지 않다. 어려움은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갑’으로서 공공의 선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있는 ‘을’을 잘 뽑아야겠다.

김세원(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