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 곡성읍의 한 시골마을에 귀농한 40대 귀농인이 여행자들을 위한 책방을 열어 화제다.
‘1933오후’라는 이름의 이 책방은 2014년 귀농한 추선호(43)씨가 곡성읍내에 지난 8일 문을 열고 어머니와 함께 여행자들을 맞고 있다. 책방 주인 추씨는 귀농 당시부터 죽곡면 봉정마을 녹색농촌 체험마을 사무장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관광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감각과 추진력이 남다르다.
추씨는 지난해 한국농촌관광대학 11기로 입학해 1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여행자 책방을 생각했다. 이어 지난달 18일 졸업논문 발표회에서 ‘1933오후’라는 사업계획서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뒤 여행자 책방을 열게 됐다.
추씨는 11일 책방 이름에 대해 “1933년에 곡성역이 생겨났고, 오후라는 여유 있고 느린 쉼을 추구하자는 의미에서 이름도 1933오후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책방은 ‘당신의 시간은 느리게 갑니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편안하고 정감 넘치게 꾸며져 있다. 특히 여행자들의 고단한 팔과 다리를 머물게 해주자는 주인장의 배려가 물씬 풍긴다.
이곳에는 여행 에세이를 비롯해 인문서적, 여행하면서 읽기 좋은 책, 주인장이 소장한 책 등이 장르별로 두루 갖춰져 있다.
책방은 특히 여행자의 쉼터뿐만 아니라 곡성여행 안내, 물품 보관, 만남의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추씨의 어머니는 찻잔받침, 잔싸개, 장미팔찌, 천연염색 손수건과 스카프를 손수 만들어 싼값에 판매한다.
추씨는 “지역민들의 담소 장소로, 귀농·귀촌인들의 소통 장소로 사람들 냄새가 풀풀 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1933오후는 그런 작은 시골마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조그만 커뮤니티 복합공간”이라고 말했다.
곡성=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곡성군 귀농인, 시골마을에 여행자 책방 열었다
입력 2016-04-11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