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판세… ‘제3 변수’가 선거 판도 가른다

입력 2016-04-12 04:03

4·13총선은 인물·정책·이슈가 실종된 탓에 날씨와 세대·지역별 투표 의향 등 3대 변수에 최종 투표율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 처음 도입돼 12.19%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가 최종 투표율을 얼마나 견인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비 내리면 투표율 낮다는데…=기상청은 13일 전국이 흐린 가운데 전국에 5∼3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11일 예보했다. 비는 오후에 그칠 전망이지만 투표율에 미묘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6∼19대 선거에서는 투표일에 비가 내리면 최종 투표율이 낮았다. 화창했던 16대(2000년)와 17대(2004년) 총선은 각각 57.2%, 60.6%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에 비가 내린 2008년 18대 총선의 투표율은 46.1%로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가장 낮았고, 비가 온 뒤 그쳤던 2012년 19대 총선 투표율도 54.2%에 머물렀다.

하지만 ‘사전투표’의 효력이 날씨 변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은 사전투표의 영향으로 최종투표율이 50%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8∼9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대구·경북이 각각 10.13%, 14.07%의 투표율을 보였고 광주·전남이 각각 15.75%, 18.85%를 기록했다.

정치권에는 투표율이 투표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러 ‘가설’이 있지만 ‘이론’으로 정립되지는 않았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유리하다’는 가설은 16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깨졌다. 16대 총선은 비교적 높은 투표율에도 한나라당이 제1당을 차지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75.8%의 투표율에도 야당이 패했다.

◇세대별·지역별 투표율도 관건=노·장년층과 청년층의 표 대결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양측의 투표 성향이 명확히 갈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지지 세대’의 투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치러진 선거 결과 청년층의 야권 지지와 노년층의 여권 지지 투표 성향은 이미 ‘팩트’로 굳어졌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노년층의 투표의향 감소는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대한 실망감, 읍소 전략의 실효(失效)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여야 모두 자신들의 지지층을 투표장에 불러내는 일이 급선무지만 획기적인 투표율 제고 방안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영남과 호남의 경우 투표율이 높을수록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영남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전통적 여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호남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표를 상당 부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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