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쉬린(사진) 미얀마교회협의회 총무는 11일 “미얀마에선 군부독재가 종식된 뒤 종교적, 인종적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며 “지난 4년간 개방의 바람이 불었지만 기독교인 등 종교적 소수자의 권리는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제2차 한·미얀마교회협의회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차 한국을 찾은 소쉬린 총무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얀마교회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50년 넘게 독재와 내전을 겪어온 미얀마는 역사상 최초로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새벽을 맞았다”며 “하지만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탄압과 차별이 진행되고 있어 인종문제 해결과 종교의 자유 보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불교, 기독교, 이슬람 등 각자의 종교와 종족별로 마을을 구성해 사는 다인종 다종교 사회다. 그는 ‘마바타(MA BA THA)’라는 불교 근본주의 그룹이 기독교에 매우 공격적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미얀마의 전통과 언어, 불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졌다. 여성 불교신도들은 타종교를 가진 남자와 결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불교보호법 제정 등에 앞장서왔다.
소쉬린 총무는 “미얀마의 복합적인 인종, 종교의 문제는 밖에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복잡하다”며 “이런 부분이 향후 민주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미얀마 인구 중 불교도는 85%, 기독교인은 가톨릭과 개신교를 합쳐 7∼8% 정도로 추산된다.
소쉬린 총무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어온 아웅산 수지 여사와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2011년 제1차 한·미얀마교회협의회를 개최했을 때는 수지 여사와 한국 대표단의 면담도 주선했다.
소쉬린 총무는 “미얀마는 종족마다 자기 언어로 말해 소통이 어려운데, 한국은 민주화운동 때 쉽게 의사소통하며 조직화를 잘 해온 것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의 새 정부가 국가적 화해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는데 이를 통해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배석한 윤길수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미얀마가 정치적 민주화뿐 아니라 경제적 민주화도 이룰 때까지 연대하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소쉬린 미얀마교회협의회 총무 “민주화 시작된 미얀마, 기독교인 권리는 되레 악화”
입력 2016-04-11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