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디테일’이 답이다… 맞춤형 ‘프레임 대결’

입력 2016-04-12 04:09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박민식 후보(오른쪽)와 함께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엄지를 치켜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선거 막판 ‘디테일’을 파고들고 있다. 각 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권자를 세분해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전략투표’와 ‘교차투표’ 등을 강조하면서 세밀한 프레임 대결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그레이 보터’(gray voter·노년층 유권자)로부터 최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그동안 노년층이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던 만큼 이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다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20대 총선에서는 60대 이상 유권자가 983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4205만여명) 중 23.4%를 차지, 비율이 가장 크다. 안형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1일 교통방송에 나와 “저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현재 50대, 60대의 투표율”이라면서 “저희 당에서는 50, 60대 분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와주실 것을 독려하는 그런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더민주는 그레이 보터와 정반대편에 있는 ‘2030세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20, 30대가 전통적으로 야당 성향이 좀 강하다”면서도 “20, 30대 투표율이 좀 더 높아야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적극적 투표참여 의향’을 보면 20대는 55.3%, 30대는 58.3%인 반면 50대는 67.4%, 60대 이상은 75.7%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세대구분’이 아닌 ‘스마트 보터(smart voter)’에 초점을 맞추면서 무당층 유권자들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스마트 보터에 대해 ‘합리적·개혁적 성향을 갖고 있지만 정치 불신이 강해 투표를 포기했던 유권자’로 정의하고 있다. 여론조사별로 30%에 가까운 스윙보터(swing voter·부동층)를 겨냥해 이들 중 상당수를 ‘스마트 보터’라고 재정의하면서 ‘제3정당’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야는 교차투표(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다르게 투표하는 것) 바람도 각 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교차투표 바람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역구 후보들의 경쟁력이 높은 양당 입장에서는 교차투표 바람이 잠잠해야 비례대표 의석수에서도 ‘지역구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역구 후보에서 열세인 국민의당은 교차투표 바람을 일으켜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다.

여기에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저마다 자신에게 투표하는 것이 ‘전략투표’라며 맞서고 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연일 ‘전략적인 투표’를 강조하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저지하기 위해선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호남의 전략투표를 강조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CBS라디오에 나와 “호남은 전략적 투표를 늘 해오신 분들 아닌가”라며 “호남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전 의석을 석권하는 데 가까운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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