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학생건강검사에서 ‘색맹(색각)’ 검사와 혈액형 검사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대병원 문진수 교수 연구팀은 11일 실효성이 떨어진 혈액형, 색각, B형 간염 항원검사를 삭제하는 등 학생건강검사 항목을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의견 등을 고려해 검사 항목을 10년 만에 손질하기로 했다. 학생건강검사 제도는 1951년부터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된다. 2005년을 끝으로 10년간 검사 항목이 바뀌지 않았다.
문 교수팀은 보고서에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은 혈액형 검사를 학교에서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에서 수혈 전 검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혈액형을 알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초등학교 4학년, 고등학교 1학년 때 하는 색각(색맹) 검사도 불필요한 항목으로 꼽혔다. 색맹은 병이 아니어서 치료법이 없고, 굳이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B형 간염 항원검사 역시 B형 간염에 감염될 확률이 높지 않아 삭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만 검사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 체중과 체질량 지수로 판정하는 현행 방식을 체질량 지수로 일원화하고 복부비만을 파악하기 위해 허리둘레 측정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비만학생이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비만 초등학생과 과체중 이상 중·고등학생에게는 고밀도지단백(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검사를 추가하고 소아대사증후군 상담을 위해 저밀도지단백(LDL)콜레스테롤 계산값을 제공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참고해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학생 혈액형·색맹 검사 폐지, 복부비만 파악 허리둘레 신설
입력 2016-04-11 18:31 수정 2016-04-11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