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 LG 등 국내 기업이 OLED 분야를 먼저 개척하고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 업체들도 추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다. 11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중소형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133억 달러 규모에서 2022년에는 22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량 기준으로는 올해 3억개 이상의 패널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권은 우리나라 기업이 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중소형 OLED 세계 시장 점유율 90% 이상으로 절대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OLED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스마트폰 디자인이 점차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OLED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 OLED는 구부리거나 휘게 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디자인에 유리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처럼 끝을 휘게 만드는 디자인이 가능한 것은 OLED 패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내년쯤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 역시 OLED 패널을 탑재한다는 전제가 있기에 가능한 추론이다. 최근에는 화웨이가 만든 구글 넥서스6P 등 일부 중국 스마트폰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TV 등 대형 OLED 세계 1위인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중소형 OLED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구미공장에 1조500억원 규모의 중소형 OLED 신규 라인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파주공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P10 공장 건설에도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 어베인 등 스마트워치용 OLED 패널과 자동차 대시보드에 들어가는 제품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애플도 2018년쯤에는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쪽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대만 훙하이가 최근 일본 샤프를 인수한 것도 OLED 개발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궈타이밍 훙하이 그룹 회장은 “앞으로 샤프의 이그조(LCD 기술방식의 하나)를 60%, OLED 기술은 40%로 쓰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훙하이는 아이폰 위탁생산을 하는 폭스콘의 모회사다.
애플은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어 OLED 탑재를 결정할 경우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OLED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도 OLED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도 2018년 양산을 목표로 OLED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의 자유로움, 사용자경험(UX) 차별화 등의 이유로 중소형 시장에서는 OLED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스마트폰 OLED 시장 ‘반짝반짝’
입력 2016-04-12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