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펄펄 나는데… 손흥민 괜찮나

입력 2016-04-11 18:56 수정 2016-04-11 21:27

손흥민(24·사진)의 입지가 불안하다. 동료 공격수 에릭 라멜라(24·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로 복귀하면서 손흥민은 시즌 종반 출전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라멜라는 11일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3대 0으로 제압한 2015-2016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본머스와의 31라운드 홈경기(3대 0 승)를 마치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20일 만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라멜라는 1-0으로 앞선 후반 28분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27·벨기에)의 헤딩 추가골을 어시스트했고, 2분 뒤 직접 때린 왼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승리의 주인공이었다. 반면 손흥민은 정규시간 종료를 1분 앞둔 후반 44분 원톱 공격수 해리 케인(23)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추가시간 5분까지 6분 동안 뛰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미 토트넘 승리가 확정된 상황에서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해도 변할 것은 없었다.

라멜라는 폐막까지 5경기 남은 시즌 종반 내내 주전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케인을 최전방 스트라이커, 델레 알리(20)를 후방 공격수, 라멜라와 크리스티안 에릭센(24·아이슬란드)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한 공격진을 마지막까지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부상 선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손흥민이 들어갈 틈은 없다. 손흥민은 왼쪽 공격수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29일 왓포드를 2대 1로 격파한 19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3개월 넘게 공격 포인트가 없다. 라멜라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지난 3일 리버풀과의 32라운드 원정경기(1대 1 무)에서 한 달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공격 포인트는커녕 인상적인 활약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23분 교체됐다. 손흥민은 라멜라의 복귀전에서 백업 전력으로 밀려 앞으로 남은 5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아졌다.

손흥민의 불안한 입지는 현지 언론의 혹평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6점을 부여했다. 반면 라멜라에겐 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다. 라멜라는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