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교회, 경기도 성남시 이매동 전하리교회의 나눔선교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전하리교회 임흥옥(58) 담임목사는 사모와 함께 국내외 의료선교를 활발히 펼치는 서울 실로암안과병원을 찾았다. 얼마전 장례를 치른 뒤 남은 장인 조의금과 성도들이 모은 선교비 등 총 450만원(15명분 개안수술비)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전하리교회가 지난 23년간 실로암안과병원에 전달해 온 개안수술비는 1억 여원이 넘는다. 이 돈으로 35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절친했던 신학교 동기가 직접 교회를 짓다 못이 튀어 실명위기를 맞았는데 치료비가 없었습니다. 한 장로님의 도움을 받아 목회자 할인을 해준다는 실로암병원으로 달려가 치료를 받게 했지요. 이 때 시각장애인인 김선태 목사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교회 개척하면 이곳을 먼저 후원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임 목사의 결심은 목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행해졌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가고 있다.
총신대에 재학하던 교육전도사 시절부터 38년째 목회 중인 임 목사는 임직을 받으며 서원한대로 현재까지 4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모친(고 손영숙 전도사)이 평생 5개의 교회를 개척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
이 네 교회 이름은 임하리(서울 상봉동), 전하리, 구하리(경기도 안성), 이루리교회(경기도 구리)다. 주님이 임하고,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구하고, 사랑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포함됐다. 이 네 교회가 모두 건축헌금 작정 없이 개척된 것도 남다르다. 성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헌금이 충분히 모아진 뒤에야 교회를 세웠기 때문이다.
현재 임 목사가 목회 중인 전하리교회는 성도수가 120여명이지만 이 교회가 펼치는 선교사역의 범위는 대형교회 못지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해외선교사 7명과 협력, 지원하고 미자립교회 및 선교단체 18곳을 매달 후원 중이다. 임 목사는 장애인단체 성남에덴의집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역 내 장학금도 보내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남아공 한인교회 선교센터 건축헌금을 전달하러 방문했다가 빈민촌 선교지(정승용 선교사)에 어린이놀이터를 건립해 주었다.
“어린이들이 위험한 곳에서 노는 것을 보고 마음에 아팠지요. 저희 교회가 재정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저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고 남는 부분을 모두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교회가 사용하는 가구와 비품, 대부분이 중고나 재활용품입니다. 주일 점심은 언제나 국수고 에어콘이나 난방기도 웬만하면 사용하지 않지요.”
임 목사는 유명한 임흥세 축구선교사(아프리카 남수단)의 친동생이다. 형제의 신앙은 곧 어머니의 신앙이기도 하다. 임 목사는 “교회가 세상 속으로 좀 더 친밀하게 들어가 복음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실로암안과병원이 현재 연길과 필리핀, 탄자니아 등 5개국에 거점병원을 만들어 의료선교를 활발히 펼치는데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성도 120명 작은 교회 ‘큰 나눔선교’… 350명 개안수술 돕고 선교사 7명 후원
입력 2016-04-11 18:11 수정 2016-04-11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