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천지에 꽃이 피었다. 꽃구경 가기 좋은 계절이다. 전시장에도 꽃이 피었다. 꽃구경 하러 멀리 떠날 것 없이 꽃그림 나들이는 어떠냐고 손짓한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미술관에서 5월 25일까지 열리는 ‘사군자, 다시 피우자’, 종로구 선화랑에서 23일까지 진행되는 ‘BLOOMING(블루밍)’, 서초구 갤러리작에서 30일까지 이어지는 김정수 작가의 ‘축복’이 볼 만하다.
포스코미술관에는 사군자인 매란국죽(梅蘭菊竹)을 화폭에 옮긴 작품 77점이 출품됐다. 조선시대 화가 표암 강세황의 ‘사군자도’, 석파 이하응의 ‘묵란도’, 우봉 조희룡의 ‘홍매도’, 탄은 이정의 ‘대나무’ 그림이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조선회화의 맥을 이은 월전 장우성의 ‘야매’(夜梅·왼쪽 사진)는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소식을 알린다(02-3457-1665).
선화랑에서는 환상적인 색감을 보여주는 인기작가 5명의 작품 30여점이 걸렸다. 세밀한 묘사와 빛의 표현으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구자동의 ‘자두와 분홍장미’, 진달래 그림으로 유명한 김정수의 ‘축복’, 따뜻한 그림으로 희망을 전하는 전명자의 ‘자연의 조화’, 들꽃과 항아리를 그리는 안광식의 ‘2Nature-Memory’, 수채화가 정우범의 ‘판타지아’(가운데)가 눈길을 끈다(02-734-0458).
갤러리작에는 김정수의 진달래 그림 20여점이 나왔다. 진달래는 흔하지만 한국인에게 아스라한 옛 추억을 안기는 특별한 꽃이다. 작가는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축복을 건네는 마음으로 붓질했다. 농가에 흩날리는 진달래, 커다란 바구니에 한가득 담긴 진달래꽃잎(오른쪽) 등이 그리움의 정서를 자아낸다(02-2155-2351).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전시장에 핀 꽃… 포스코미술관, 사군자 77점 전시·선화랑선 환상의 색 담은 5인展
입력 2016-04-11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