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리스도의 믿음을 건축하라

입력 2016-04-11 18:06 수정 2016-04-11 18:37

현대인들은 풍요 속에 빈곤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을 살펴보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매우 공허한 마음을 안은 채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제가 알고 있는 교회학교 학생 한 명은 학교에서 신앙부장을 맡고 있는데 학생기도회를 인도하다보면 마음이 많이 무너진 친구들을 종종 본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매달리고 정서적 위로와 충전을 받지 못하는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자신들의 현실인 것 같다며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어른들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고, 무엇보다도 하루가 다르게 심화되는 소득 격차와 사회 양극화로 인한 절망감과 자괴감이 더해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 벌써 몇 년째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전보다 잘 살게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과연 오늘날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달려 갈 수 있는 푯대는 무엇이며 어디란 말입니까.

이러한 때에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새 희망을 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본문의 학개는 당대의 강대국이었던 바벨론 제국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50년 후에 본국으로 돌아오게 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희망을 품고 돌아왔지만 현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 빈곤이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며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통로였습니다. 이 성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희망을 주십니다. 이스라엘의 성전은 영원한 성전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예표입니다(요 2:21). 성전을 건축하라는 말씀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재건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막내 아이를 포대기에 엎고 코흘리개 두 아이를 예배당 바닥에 앉혀 놓은 채 무릎 꿇고 기도하는 아낙네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형편은 남루해 보였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30∼40년은 됐음직한 빛바랜 사진을 보면서 ‘이것이 우리들의 희망이었구나. 우리는 주님만 바라보며 지금껏 달려왔지. 예수님만이 우리의 희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성도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이 폐허 속에서도 성전을 세우며 국가를 재건하는 희망의 불씨를 살렸던 것처럼 피폐한 현실 가운데서도 참 성전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세우시기를 바랍니다. 현실이 녹록하지 않아도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읽고 배우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반드시 이 땅을 고치시고 변화시켜 주시는 것을 믿읍시다. 용기를 가지고 참 성전을 건축하며 희망찬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창범 목사 (부산 사랑의교회)

약력=△커버넌트신학교 목회학석사, 고려신학대학원(편목) △이스라엘 선교사, 한국오엠선교회 부산지부 총무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