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아픔, 잊지 않게 해 주소서”… 교계, 4·16 참사 2주기 앞두고 추모예배 열기

입력 2016-04-10 18:33 수정 2016-04-10 21:13
한국교회는 오는 16일 세월호 2주기를 앞두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나누기 위한 예배와 기도회, 추모행사 등을 잇따라 갖는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청년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설치된 대형 리본 조형물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모습. 곽경근 선임기자

전국 교회들이 10일 세월호 2주기인 4월 16일을 앞두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나누는 주일예배를 드렸다.

서울 용산구 청파감리교회(김기석 목사) 교인들은 이날 주일 1부 예배에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공동기도를 드렸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는 우리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날의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시고 치유해주십시오. 우리 사회가 단합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길을 찾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교회 주보에는 희생자 이준우군의 어머니 장순복씨가 쓴 ‘언제나 4월 15일’이란 글을 실어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헤아릴 수 있게 했다.

경기도 성남시 주민교회(이훈삼 목사)도 이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6분 남짓한 동영상을 함께 보며 아픔을 나누는 예배를 드렸다. 이 목사는 “세월호와 관련해 남아있는 과제는 정치권력과도 연결된 문제라, 이에 대한 설교를 함께 나눴다”고 말했다. 교회는 만화가 최호철이 지난해 단원고 학생들을 추모하며 그린 그림 ‘이루지 못한 귀향’을 전날 교회 외벽에 내걸었다. 교인들은 11일부터 세월호 야탑분향소의 시민 상주를 번갈아 맡으며, 14일 야탑역 광장에서 드리는 성남 개신교 추모기도회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강남청소년수련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평신도 열린공동체 새길교회도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과 동행’ 예배를 드렸다. 주보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모두 싣고 특히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은 고딕으로 따로 표시했다. 희생자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씨가 ‘진실을 향한 멈출 수 없는 걸음’이란 제목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희생자 이영만군의 어머니 이미경씨와, 창현군의 아버지 이남석씨도 오후 예배 후 간담회를 가졌다. 교인들은 애도와 연대를 표현하는 의미에서 노란색 옷을 입거나 노란색 스카프, 배지, 리본 등을 달았다.

이날 주일 예배를 시작으로 교계에선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기독교세월호원탁회의는 ‘세월호 기독인 진실행진’의 일환으로 11일을 ‘찾아야 할 7시간 집중의 날’로 선포했다. 오후 3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과 304목회자기도회, 주먹밥콘서트, 추모문화제와 행진 등을 할 계획이다.

감리교신학대 장로회신학대 총신대 한신대 등 4개 신학대 학생들도 12일 오후 7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주기를 맞아 연합예배를 드린다. 13일 저녁 경기도 안산합동분향소에선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세월호 참사 2주기 예배’가 거행된다. 미수습자 9명이 남아있고, 진실이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는 의미에서 추모예배가 아닌 ‘2주기 예배’로 명명했다. 세월호참사를기억하는기독인모임(세기모)은 23일 오후 2시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하는 팽목항 기도회’를 개최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