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꼴찌 후보 넥센·우승 도전 한화 ‘상반된 행보’

입력 2016-04-10 20:40

이달 시작된 프로야구에서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한화가 극심한 부진에 빠진 반면 최하위권으로 예상됐던 넥센 히어로즈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눌러 앉히는데 성공했고 메이거리거 윌린 로사리오와 자유계약선수(FA)로 불펜 최강 정우람을 영입했다. 이에 NC 다이노스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됐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나오고 있다. 9일까지 4연패를 포함해 1승6패로 최하위에 쳐졌다. 나머지 9개 구단이 5할 승률 이상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최악의 성적표다.

부진 이유는 1선발 로저스와 부동의 리드오프 이용규의 부상 결장 때문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투타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에선 믿고 맡길 선발이 없다. 나오는 투수마다 볼넷으로 자멸한다. 10개 구단 중에서 개막 이후 7경기 동안 선발승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볼넷도 40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잦은 실책과 응집력 없는 타선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4번 타자 김태균은 득점권 타율이 0.200에 그치고 있다.

실제 9일 NC 전은 ‘안 되는 집’의 전형을 보여줬다.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병살타가 나왔고, 5회엔 히트앤드런 작전 실패로 1루 주자가 아웃됐다.

반면 넥센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은 시즌을 앞두고 50홈런 타자 박병호와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 최강의 마무리 손승락을 떠나보냈다. 불펜의 양대 축인 한현희와 조상우가 부상으로 빠졌다. 장기로 치면 차와 포뿐 아니라 마, 상까지 떼어 낸 셈이다. 그런데 4승 3패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선수들이 끈끈한 플레이로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건창은 1번 타자로, 이택근과 대니 돈, 김민성, 채태인이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한다. 교타자 채태인을 삼성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넥센은 비시즌 동안의 전력 이탈을 감안해 젊은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 경험을 쌓게 했다. 승부에 신경 쓰지 않고 즐기는 분위기에서 경기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