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우주여행의 꿈이 두 명의 혁신가 덕분에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9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급품을 공급하기 위한 로켓 발사를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 주목을 끈 것은 발사체로 사용된 로켓 팔콘9이 해상 바지선에 무사히 착륙한 것이다. 팔콘9은 보급품을 실은 우주선 드래곤을 탑재한 상태로 발사됐으며 드래곤을 궤도에 올린 후 대서양에 있는 해상 바지선에 무사히 내려앉았다.
스페이스X는 그동안 우주로 발사한 로켓을 다시 착륙시키는 도전을 수차례 해왔다.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을 재사용하기 위해서다. 우주선 발사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 것은 로켓을 재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보잉747 같은 대형 여객기를 한 번만 운행하고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머스크는 “로켓을 비행기처럼 재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우주로 가는 데 드는 비용을 10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다”면서 “우주선 재사용은 우주로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근본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팔콘9을 우주로 한 번 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6120만 달러다. 이 중 로켓 제조비가 6000만 달러고 나머지가 연료비 등 부대비용이다. 로켓은 한 번만 쓸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높은 것이다. 로켓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우주로 가는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머스크는 이날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착륙에 성공한 팔콘9을 5∼6월쯤 다시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번 쏘아올린 로켓을 재사용하는 데 성공하면 머스크가 꿈꾸는 저비용 우주여행이 보다 빨리 실현될 가능성도 높다.
다른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은 2018년 우주관광 상품을 출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아마존 CEO로 더 유명한 제프 베조스가 이끌고 있다. 블루 오리진은 지난해 11월 우주로 발사한 로켓을 지상에 착륙시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스페이스X가 성공한 해상 착륙은 블루 오리진의 지상 착륙보다 더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상에서 발사해 바다로 착륙하는 게 지상으로 착륙하는 것보다 연료 소모가 더 적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두 명의 혁신가 덕분에… 저비용 우주여행 꿈 ‘눈앞에’
입력 2016-04-10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