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보스턴글로브 가상 1면 강제추방 등 현실화 경고

입력 2016-04-10 20:19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정말 대통령이 된다면 어떨까.

미 일간 보스턴글로브는 10일 일요일판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가정해 가짜 1면(사진)을 발행했다. 그간 발언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이 되면 어떤 미래가 올지를 짚어 독자에게 경고하겠다는 의도다.

1년 뒤인 2017년 4월 9일로 설정된 이 지면은 트럼프의 사진과 함께 ‘강제추방이 시작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상단을 차지했다. 미국안보관세집행국(ICE) 병력이 3배로 늘 것이며 폭동이 계속된다는 내용이다.

‘미군 병사들이 IS 대원의 가족을 죽이라는 명령에 불복종하다’라는 기사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의 이전 발언대로 미군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의 가족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가정 아래 쓴 기사다.

트럼프가 장담한 대로 관세를 45%까지 올렸을 경우를 가정한 기사도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이 미국 재무부 채권을 헐값에 팔아넘길 것이란 소문이 퍼져 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폭락한다는 소식이다. 대선 경선 토론회 과정에서 트럼프와 척을 진 폭스뉴스의 아나운서 메간 켈리가 백악관의 고발로 법정에 섰다는 기사도 실렸다.

보스턴글로브 논설진은 다음 면으로 이어진 사설에서 “많은 미국인은 그의 비전이 인상적이라고 느끼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가상 1면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스턴글로브는 트럼프를 추격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역시 극보수 성향을 이유로 적절한 후보가 아니라며 공화당이 전 대선 후보인 미트 롬니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후보로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열린 민주당 와이오밍주 경선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55.7%를 차지하며 44.3%에 머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이겼다. 이로써 샌더스 의원은 7연승 파란을 이어갔다. 같은 날 열린 공화당 콜로라도주 경선에서는 크루즈가 대의원 13명을 싹쓸이해 사전 경선에서 미리 확보한 21명을 포함, 전체 37명 중 34명을 획득했다. 선두인 트럼프는 단 한 명도 얻지 못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