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정치가 기독교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크리스천 청년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일보는 10일, 20∼30대 크리스천 청년 9명에게 어떤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질 것인지 물었다. 기독정당에 대한 입장은 엇갈렸지만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품을 수 있는 정치인이 많아지길 바라는 심정은 한결같았다.
◇김정연(29·투신사 직원)=꿈과 희망이 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국회에 갔으면 좋겠다. 당선을 위해 유권자의 관심을 끌만한 공약을 내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과를 이룬 경험이 있는지, 얼마나 이타적인 삶을 살았는지도 주요 체크포인트다. 정책적으로는 ‘부익부 빈익빈’을 완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에 나선 기독정당은 일반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동성애 반대’ 등의 공약만 외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김정준(32·박사과정)=예수님처럼 사랑으로 약자들을 품고 함께 눈물 흘릴 때 변화가 시작된다고 믿는다. 크리스천으로서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하는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들 약자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정책을 지지한다. 후보가 지역 이기심만을 대변하진 않는지 주의 깊게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후보가 걸어온 길을 보고 행적이 공정하고 정직했는지 살펴본다.
◇송민아(33·여·예비 사업가)=후보자 소속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과 정치적 비전을 보고 투표에 참여하는 편이다. 청년실업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실적 어려움으로 청년들의 가치관마저 무너지고 있다. 청년들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기독정당이 국회에 들어가 반기독교적인 법안을 막아내는 것을 지지한다. 다만 기독정당의 외침이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호소력이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송재한(36·비영리단체 대표)=크리스천이라면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수님도 그런 삶을 사셨다. 정당이나 후보의 경력보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설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볼 것이다. 크리스천 청년들에게는 무조건 투표에 참여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잘못된 게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투표를 해야 한다. ‘천사와 악마가 싸웠을 때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네가 편드는 쪽이 이긴다’고 답하는 것, 그게 투표다.
◇이규동(28·벤처사업가)=사회적 약자 배려, 부익부 빈익빈 완화, 청년실업 해소, 민족 화해, 동성애 반대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이런 기독교적 가치를 최대한 국회에서 지켜내야 믿음의 부흥이 일어날 수 있다. 기독정당에 반감을 갖고 있는 청년들도 많지만 동성애 반대나 이슬람 저지 등 기독교적 가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준형(28·창업 준비)=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챙긴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나님은 율법을 지키라고만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내 이웃이 굶거나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등 이웃을 살필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이다. 불평등한 노동환경을 개선해 건강한 일자리를 만든다면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임효진(25·여·취업준비생)=크리스천 청년이라면 투표를 통해 바른 세상 만들기에 참여해야 한다. 신앙을 다음세대에 이어가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투표를 할 때는 국회의원을 했던 후보의 경우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공약의 현실성을 유심히 본다. 급선무는 동성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소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동성애가 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다은(33·여·박사 과정)=어떤 공약을 내세우는지가 최우선적 기준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부익부 빈익빈 완화,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웃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인이 이런 문제에 침묵한다면 모순이다. 공약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은 다양한 기관의 분석 결과를 비교해 본다. 민주주의에 어긋나거나 책임감, 도덕성이 없는 정치인이 너무 많다. 기본적 자질을 갖춘 후보자를 뽑을 것이다.
◇조창훈(34·대기업연구원)=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듯 나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에게 표를 던지겠다. 그러려면 특정 정당이나 인물보다는 그의 삶의 모습과 비전을 봐야한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창녀 세리 고아 과부 같은 약자들의 친구가 되셨다. 국회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약자를 돕고 사회적 소외 계층에 헌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발보다 환경을 중시하고, 군비증강보다 평화를 이야기하는 후보자를 뽑고 싶다. 권력은 부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독정당에는 반대한다. 예수님도 정치로 세상을 바꾸진 않으셨다.
이용상 양민경 최기영 기자 sotong203@kmib.co.kr
“낮은 땅에 꿈과 희망 심을 수 있는 후보 찍겠다”
입력 2016-04-10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