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수급 비상에 걸린 상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농축수산물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직원들이 급파돼 직접 산지를 찾아 물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품 수급에 나섰다.
4∼5월이 제철인 봄 꽃게는 최근 식탁에서 만나기 어려운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암꽃게는 가을 수꽃게와 달리 알이 꽉 차 있어 찾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꽃게 생산량 90% 이상을 차지하는 서해 지역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가격도 올랐다. 10일 이마트에 따르면 주요 꽃게 산지의 경매 평균가격은 지난해 1㎏ 기준 2만8667원이었으나 올해 4만1000원으로 43% 인상됐다.
꽃게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이마트는 올해 수산팀 바이어들을 인천, 전남 진도, 충남 서천 등 주요 꽃게 산지에 급파했다. 신선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의 가격 체감도가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전체 품목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마트 측은 “꽃게 조업선과의 직거래 등을 통해 지난해 판매 물량인 22t 수준을 확보했다”며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 상승폭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오는 13일까지 봄 꽃게 100g을 정상가(4980원) 대비 23% 할인한 3850원(삼성 현대 신한카드 결제 시)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기타 카드로 결제할 경우 4280원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국내 유통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알래스카 황태채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어족 자원이 감소하면서 황태 물량의 90%는 러시아산 동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동태 원물 거래 시세가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러시아산 동태 도매거래 가격(부산 감천항 21.5㎏ 기준)은 2013년 2만5000원, 2014년 3만1000원으로 오르다가 지난해 3만4000원까지 뛰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직원들이 미국 알래스카를 직접 방문해 신규 산지를 찾아냈다. 품질과 크기가 동일하지만 알래스카 냉동 동태는 러시아산 동태에 비해 10∼15%가량 저렴하다. 롯데마트 측은 이 지역에서는 명태를 ‘잡어’로 취급해 항공운송을 고려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13일까지 정상가보다 30% 저렴한 9900원에 ‘알래스카 황태채'(300g)를 전점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 희소가치가 높은 상품을 발굴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부터 전점에서 ‘제천 유기농 닭’을 단독 판매 중이다.
제천 유기농 닭의 경우 3.3㎡당 33마리 이하로 사육되고 유기농 곡물 사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유기축산물’로 분류된다. 판매 가능 물량이 하루 평균 130마리에 불과하다. 일반 닭의 판매 가능 물량이 30여만 마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0.0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의 경우 가격이나 품질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신규 산지 개발 등을 통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유통업체들 “값싼 농축수산물 어디 없나요?”
입력 2016-04-11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