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데려오고 싶은데….”
남기일 광주 FC 감독은 챌린지(2부 리그) 시절이었던 2013, 2014 시즌 안산 경찰청에서 뛰던 ‘패트리어트’ 정조국(32·광주)을 볼 때마다 눈독을 들였다. 그러나 정조국에게 손을 내밀지 못했다. 안산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FC 서울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2003년 안양 LG(서울 전신)에 입단한 정조국은 K리그 정상급 공격수였다. 2010년 서울에서 13골을 터뜨린 정조국은 2011년 프랑스 AJ 옥세르에 진출했다. 2012년 7월 서울로 복귀한 정조국은 그해 17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다음해 안산에 들어간 정조국은 2014 시즌 서울에 복귀했으나 2경기 0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성적은 11경기 1골. 정조국은 아드리아노, 데얀, 박주영 등 걸출한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는 서울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정조국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남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힘찬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정조국은 9일 오후 2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현대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 출장해 4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경기 전 탤런트인 아내 김성은이 시축할 예정이어서 정조국의 골 사냥 의지는 더욱 강하다. 지난달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친 정조국은 제주 유나이티드전(1골)과 수원 FC전(1골)에서도 골 맛을 봤다.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정조국은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정조국은 이번 시즌 놀라운 슈팅 감각을 보이고 있다. 포항전과 제주전에서 각각 날린 5개나 3개의 슈팅이 모두 유효슈팅이었다. 수원 FC전에선 4개의 슈팅을 날렸는데, 이 중 3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정조국은 지난겨울 태국 전지훈련 때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그는 친선전 8경기에 나서 7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남 감독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올해 득점왕은 정조국”이라고 했다.
광주 매니저는 8일 “팀에 미치는 정조국 효과가 대단하다”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핵심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는데, 새로 합류한 정조국이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정조국의 활약에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어떤 팀이든 한번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광주는 정조국의 활약 덕분에 1승1무1패(승점 4)로 6위에 올라 있다.
김태현 기자
[프로축구] ‘패트리어트’ 정조국, 광주서 다시 솟아 오른다
입력 2016-04-08 19:48 수정 2016-04-08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