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기본급 6% 인상과 조합원 해외연수 기회 확대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안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 울산 본사에서 기본급 6.3% 인상(호봉승급분 감안)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다. 노조는 회사가 1년에 1회 이상 노동조합에서 요청한 우수 조합원 100여명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준다는 문구를 단체협약 개정안에 포함시킬 것도 요구했다. 현재 이 회사 단체협약에는 매년 30명 이상 해외연수를 보내주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노조가 제출한 임단협 요구안에는 성과급 250% 고정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유급휴일 토요일 중복 시 다음 근무일 휴일 지정, 하계휴가 기간 2일 추가, 개인노후연금(기본급 3%) 퇴직 시까지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측은 “요구안 검토에 들어갔고 상견례 날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인사권 등 회사 고유 권한도 일부 요구했다. 노조는 징계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해 징계 해고의 경우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능하도록 단체협약을 개정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또 노조의 사외의사 추천권을 보장해줄 것과 전환배치 시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는 개정안도 포함됐다. 전년도 퇴직자 규모만큼 신규 사원을 뽑아달라는 조항도 담겼다. 정규직 직원 규모를 매년 비슷하게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회사 측은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일 경우 연간 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조5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9분기 연속 적자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등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측 요구안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유나 유성열 기자 spring@kmib.co.kr
9분기 연속 적자로 경영난 최악인데… 현대중 노조, 기본급 6% 인상 요구 논란
입력 2016-04-08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