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이 함께 가야 합니다. 서울역 주변의 낙후된 지역에 민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창조적인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자극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공공장소에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녹색 정신(green spirit)’을 구현해 나갈 것입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국제 현상설계 공모 당선자인 세계적인 건축·조경가 비니 마스(사진)는 7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역 일대 보행길 조성 기본구상의 목표를 이같이 제시했다.
서울시는 2017년 4월 완공 예정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과 관련해 17개의 연결 보행길을 조성하고 서울역 주변 보행로를 정비함으로써 ‘서울역 일대 도심의 재생과 부활’ ‘걷기 좋은 도시, 서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니 마스에게 서울역 일대 보행길 조성 기본구상을 요청했다.
현장 답사를 위해 이날 방한한 비니 마스는 “이미 서울역 주변에서 창조적인 활로를 모색하며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서울역고가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역고가의 잠재성으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밀도가 높다는 점과 중앙역과 연계돼 많은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꼽았다.
비니 마스는 “좁은 골목길과 계단, 봉제공장 등을 카메라에 다 담아 놓았다”면서 “제 기억과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토대로 (보행길을) 어떻게 해야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걷고 싶은 거리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역고가 주변 보행길은 기본적으로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장소성을 살리고 고가로 접근이 편한 연결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회현역에서 남산으로 올라가는 언덕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았다”며 “이곳에 게스트하우스 거리를 조성하고 입구에 포켓 정원을 만든다면 서울을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대문시장의 현란한 간판들이 디자인 요소로 표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 외부에 계단을 따로 만든 것도 흥미로웠다”고 소개했다.
국립극단 건물에 대해서는 굉장히 인상 깊은 시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가는 길이 보도가 굉장히 좁다고 지적했다. 비니 마스는 “놀라운 것은 서울시의 길이 자동차 위주로 돼 있고 차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차량속도를 줄이고 보행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비니 마스는 “서울역 일대 보행길 조성 기본구상의 방향은 고가의 보행네트워크를 주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금년 6월 말까지 구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역고가에서 시작된 보행길이 주변으로 연결되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고 확산될 것”이라며 “더욱이 주변 지역별로 특성 있는 보행길이 조성되면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기억되고 지역의 명소화 및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인터뷰] 비니 마스 “서울역 주변 낙후지역 창조적 개발… 녹색정신 입힐 것”
입력 2016-04-07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