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현직 상무위원 8명 ‘파나마 스캔들’ 연루

입력 2016-04-07 21:35
유명 인사들의 비리 의혹이 담긴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하는 친인척을 둔 중국 중앙정치국 전·현직 상무위원이 모두 8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 고위층이 조세도피를 돕는 비밀 기업들의 최대 고객인 것으로 드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도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현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 주석과 장가오리 상무위원, 류윈산 상무위원 등 최소 3명의 가족들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등장했다. 류 상무위원의 며느리는 2009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한 투자회사의 간부이자 주주로 활동했다. 장 상무위원의 사위는 버진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둔 3개 회사의 주주였다. 앞서 시 주석의 매형도 2009년 버진아일랜드에 회사 2개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시 주석 취임 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집권기인 2007∼2012년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9명 중 최소 5명의 친인척 및 가까운 사업 파트너들도 해외 계좌와 연관돼 있었다고 NYT가 분석했다.

아울러 2012년 터진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의 영국 사업가 닐 헤이우드 독살 사건도 역외 조세도피 유령회사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이날 추가로 폭로했다. 당시 헤이우드는 구카이라이의 프랑스 별장 관리인 역할을 했는데 이 별장 구매를 대리해준 회사가 이번에 문제가 된 파나마 회사인 모색 폰세카였다.

ICIJ는 또 모색 폰세카의 주요 고객이 중국과 홍콩에 있으며 두 곳의 고객에게 설립해준 유령회사가 4만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과 홍콩에 있는 지점만 9개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