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늘어난 산토끼 잡아라

입력 2016-04-07 21:52

4·13총선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집토끼’(지지층)의 반란과 ‘산토끼’(부동층)의 냉담이 고착화되고 있다. 전통적 지지층이 다시 결집에 나서느냐, 부동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가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야는 너나할 것 없이 ‘사과’ ‘사죄’라는 표현을 쓰면서 지지층 복원과 부동층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4∼6일 유권자 152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응답률 4.9%)를 보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텃밭에서 ‘비상등’이 켜졌다. 새누리당은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이 46.0%를 기록, 지난주(53.1%)에 비해 7% 포인트나 빠졌다. 더민주도 같은 기간 호남(광주·전라)에서 지지율이 32.6%에서 21.2%로 11% 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과반이 넘는 50.8%의 지지를 얻어 지난주(40.5%)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대구에서 66.5%, 민주통합당(현 더민주)이 광주에서 68.9%의 정당지지율을 얻은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라고 할 만한 격변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구와 광주에서는 ‘반란 투표’ 조짐이 뚜렷하다. 대구에서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유승민 후보(동을)가 당선에 거의 근접했다. 류성걸(동갑) 주호영(수성을) 후보도 선전 중이다. 더민주 김부겸 후보(수성갑)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고, 같은 당 출신 무소속 홍의락 후보(북을)도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더민주는 광주에서 8석 전석을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연일 호남에서만 20석 이상을 차지하겠다며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피눈물 나게 반성한다”며 읍소·사죄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고,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8∼9일 광주를 찾아 ‘위로’와 ‘사과’를 하기로 했다.

지지층은 이탈하는 한편 ‘바람’을 일으켜야 할 부동층은 팔짱을 끼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준오차 ±3.1% 포인트)에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할 지역구 후보의 소속 정당’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27%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의견을 유보했다. 특히 19∼29세는 부동층이 47%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선거가 다가올수록 부동층이 줄지만 이번에는 아직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동층의 관망세에 수도권 판세도 오리무중이다.

전문가들은 선거 무관심 현상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무(無)이슈, 무(無)인물로 투표에 대한 전반적 관심과 투표 적극성이 떨어졌다”며 “전통적 지지층에 습관적 호소와 엄살 전략을 쓰고 있지만 무상급식, 뉴타운 등 대형 이슈가 없어 동기부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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