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신약 수출에 이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바이오·제약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뜨거워진다. 정부도 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 지원을 확대키로 하면서 주식시장도 들썩일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대다수 제약업체들이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고 있는 만큼 신중한 중장기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바이오·제약주는 지난해 한미약품이 8조원대 신약 기술 수출로 잭팟을 터뜨리며 꾸준히 상승해왔다. 코스피 의약품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7.8%에 달한다. 코스피시장 평균 수익률 1.8%에 비하면 단연 돋보인다.
정부 투자도 늘 예정이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일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방문해 바이오산업 등 유망 신성장산업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지원규모를 2020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 4조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는 제약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버블(거품) 우려를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의 연구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다. 하나금융투자 이찬휘 연구원은 7일 “램시마의 놀라운 성공이 바이오시밀러 산업 전반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램시마는 최상의 케이스”라며 “다른 업체들이 램시마처럼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의약품 수출 역시 특정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의약품 수출 규모는 2012년 월평균 9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월평균 1억63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증가분의 63%는 셀트리온 그룹이 차지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제약주 인기에 편승하기보다는 내실 있는 중장기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제약업체들의 연구투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에 성공해도 복제약이라는 바이오시밀러 특성상 당장 의약 시장에서 환영받으리란 보장도 없다. 오리지널 해외 제약회사들이 거미줄처럼 엮어놓은 특허를 무력화하는 것도 과제다. 이 연구원은 “의약품 개발은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내 업계가 연구투자를 늘린다고 해서 빠른 성과가 나올 거라는 기대는 낮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셀트리온은 이날 3.26% 상승한 11만3900원에 장을 마감하며 하루 만에 반등했으나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셀트리온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은 상한가를 달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셀트리온 효과, 제약株 살까 말까
입력 2016-04-07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