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갑질에 애널들 발끈… 비판 보고서 쓰자 출입금지

입력 2016-04-07 21:12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최근 불거진 ‘하나투어 갑질 사태’와 관련해 7일 공동 입장자료를 내고 “다양한 시각의 보고서가 공표되고 합리적 비판이 가능한 기반 위에서만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교보증권은 하나투어와 관련해 “면세점 사업이 회사 전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목표주가도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하나투어 주가는 당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했다. 이에 하나투어 기업설명회(IR) 담당자가 보고서 내용이 잘못됐다며 해당 애널리스트에게 강력 항의했고, 기업 탐방을 못 오게 하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호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증권사 보고서에 대해 누구나 반론과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상장사에서 애널리스트에게 오지 말라고 대응하는 것은 투자자나 시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공동 입장자료에서 “상장사의 성장성 등 기업가치에 관한 의견은 모든 시장참가자별로 다를 수밖에 없어 보고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이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기 위해선 원활한 정보 흐름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장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이는 동시에 상장사와 커뮤니케이션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