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공약 검증] 보육, 4대정당 ‘대동소이’… 교육, 실현 어려운 ‘空約’

입력 2016-04-07 21:44

4·13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교육·보육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자녀를 둔 30, 40대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각 당으로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여야가 내놓은 공약들은 대부분 대동소이(大同小異)한 데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빠진 ‘공약(空約)’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가가 보육 책임” 與野 한목소리…실천 방안은?=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4대 원내 정당 모두 국·공립 보육시설(어린이집 및 유치원) 확대를 전면에 내걸었다. 하지만 현행 5% 수준대인 국·공립 어린이집을 전체의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더민주나 미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445개를 우선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정의당 외에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정하지 못했다. 보육시설 추가 설치에 관해 지역자치단체 및 사설 보육기관과의 협의·조율이 필수적이지만 어느 당도 세부적인 실현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7일 “보육시설 확충 필요성은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것”이라며 “결국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실천방안인데 정작 공약에는 그런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육아 및 보육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들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임신·출산·육아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더센터’를 전국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현재 생후 24개월까지 지원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36개월까지 확대하고,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초등돌봄교실 운영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대부분 지난 대선 때 발표됐거나 이미 정부가 추진 중인 내용들이어서 실천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당들은 보육여건 개선을 위한 제도 확충도 내놓았다. 더민주는 0∼5세 교육·보육비를 100% 국가 부담으로 하고, 6세 미만 아동 독감 예방접종 무료화 등을 공약했다. 또 남성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5일 이내 3일 유급’에서 ‘30일 이내 20일 유급’으로 대폭 확대하고 현행 통상임금의 40% 수준인 육아휴직 급여도 100%로 올리기로 했다.

국민의당도 육아 중인 여성에 대한 국민연금 혜택을 확대하고, 현행 90일인 산전·산후 휴가를 120일로 확대키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도 현행 급여의 4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정의당도 핀란드형 ‘마더박스’ 지급 등 자녀양육 사회책임제를 강화하고,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제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개선 과정에서 예상되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나 사회적 논란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당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극명하게 갈린 교육공약…사회적 논란에는 침묵=교육 분야에서는 여야 간 지향점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누어졌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나 사회적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야가 내놓은 공약들은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EBS 2TV 조기 실시, 에너지 자립학교, 한국형 온라인공개강좌 서비스 등 주로 교육 인프라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다. 또 고교 무상교육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들에 들어가는 소요 재원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공약이) 구체적인 목표치를 정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공약은 교육 부문의 불평등과 청소년 사각지대 해소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민주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설치와 방과후학교를 전담하는 공익재단 운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당도 기회균등선발제를 20%로 확대해 교육양극화를 해소하는 한편 학자금 대출금리를 2.7%에서 1.5%로 하향 조정하고 대학입학금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등교육재정을 GDP 대비 1%로 확대하겠다는 더민주의 공약 등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더민주와 정의당이 공약한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도 향후 사회적인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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