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 ‘일등공신’… IM 7분기만에 부활했다
입력 2016-04-07 19:39 수정 2016-04-07 21:41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3월 1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7의 선전 덕분이다. 7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을 웃돈 것으로 보인다. IM부문 영업이익이 마지막으로 3조원을 넘었던 때는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다. 이후로 IM부문은 2조원 중반을 오가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갤럭시S6가 좋은 반응을 얻었음에도 IM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갤럭시S7이 전문가들의 평가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준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엣지에 쏠린 관심만큼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다. 수요 예측도 잘못한 데다 엣지 제품 수율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갤럭시S7 엣지 물량을 전체의 40%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엣지를 전면에 내세운 게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7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 시장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가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에 삼성페이를 탑재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취한 것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반도체는 메모리와 시스템LSI 모두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최근 18나노 D램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스템LSI는 애플, 퀄컴 등의 최신 칩셋을 파운드리(위탁생산)하고, 자체 생산한 엑시노스를 갤럭시S7에 적용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1분기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중요한 건 2분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가 이통사에 공급한 물량을 기준으로 한다. 3월에만 100여개국 이상에 제품을 공급했다. 2분기에도 IM부문이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삼성전자가 이통사로 물량을 계속 공급해 판매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실제 판매는 갤럭시S6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초반 분위기도 지난해보다 좋기 때문에 그 흐름이 2분기에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화웨이 P9, LG전자 G5, 애플 아이폰SE 등과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월 중순 1달러에 1241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3월 말 1140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환율이 내려가면 국내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수출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주요 제품을 달러 기준으로 결제한다. 환율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 요소가 될 수도 있는 이유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