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꺾이는’ 명품 브랜드들 온라인 판매로 눈 돌린다

입력 2016-04-08 04:05
신세계 SSG닷컴이 8일 선보이는 몽블랑 공식 온라인 스토어 화면. SSG닷컴은 구찌 페라가모 버버리 톰포드 뷰티 등 명품 온라인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 제공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만 집중하던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가 꺾이고 있다. 온라인몰에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오프라인 매장과 똑같은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을 펴겠다고 나섰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SSG닷컴(SSG.com)’은 국내 최초로 ‘몽블랑’ 공식 스토어를 8일 연다고 7일 밝혔다. 몽블랑은 필기구가 유명한 명품 브랜드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 형태로 들어서는데, 상품 공급은 물론 재고관리까지 브랜드가 개별적으로 하기 때문에 백화점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과 같은 방식이다. 몽블랑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시계와 주얼리를 제외한 모든 몽블랑 제품을 판매한다. 필기구, 가방, 지갑, 벨트, 액세서리 등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시하는 ‘각인’(이름 새김) 서비스도 제공한다. 가격과 A/S 보증기간도 백화점과 동일하다. 온라인으로 유입된 고객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고객처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창구인 SSG닷컴에 명품 브랜드를 들여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에는 전 세계 최초로 구찌 공식 스토어를 열었다. 이어 2014년 페라가모도 전 세계 최초로 입점시켰다. 지난해 3월과 9월에는 버버리와 톰포드 뷰티가 공식 스토어 브랜드에 추가됐다.

롯데백화점의 온라인몰인 ‘엘롯데’에도 구찌, 페라가모, 버버리, 발리, 에트로 등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닷컴’도 명품 브랜드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를 꺼려왔다. 가격이 그대로 노출되는 데다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온라인몰에 입점하더라도 향수와 뷰티 제품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만 판매해 왔다.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가 꺾인 것은 온라인 명품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명품 매출 신장 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매출 신장률이 2011년 32.2%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6.3%로 꺾였고 2014년 6.4%, 2015년 2.0%로 매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의 경우 구찌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한 지 1년 만인 2014년 102%나 급증했다. 지난해 역시 매출 신장률이 96%에 달했다.

온라인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명품 브랜드를 백화점은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에 더 친숙하기 때문에 백화점 온라인몰 명품관을 확대하면 잠재적으로 이들을 핵심 소비층으로 키울 수 있게 된다.

신세계 SSG닷컴 김예철 상무는 “다양한 형태의 명품 브랜드 전문관을 선보여 가격에 민감한 젊은 고객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는 온라인 쇼핑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