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 수장, 연일 막말 공세

입력 2016-04-07 20:44

여야 선거 수장인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연일 서로를 깎아내리는 막말 수준의 공세를 펴고 있다. 둘 모두 경륜이 깊고 소신이 강한 이른바 ‘경제통’이어서 감정 섞인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지고 있다.

강 위원장은 7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의 선대위원장 인선이 김 대표 대항마 차원 아니냐는 지적에 “(선거 공약이)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것을 보고 평생 경제를 다뤄온 저로서는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을 했다”며 “여당에 가서 이런 정치풍토를 바꾸는 데 일조한다면 나름 국가에 기여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 대표를 향해서도 “저는 김영삼정부 때부터 정보통신부 장관을 했다. 제가 벼슬을 더 많이 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중앙은행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다른 선진국처럼 경제가 가라앉으면 그것을 일으키고 금융시장에 돈이 막힌 곳이 있으면 뚫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자금을 그냥 풍부하게만 만드는 양적완화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분명한 목표를 두고 한국은행의 지원을 받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가 선진국에서도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얘기”라고 일축했다. 새누리당은 토론회 이후 더민주를 향해 경제정책과 관련한 ‘1대 1’ 끝장토론을 공식 제안했다.

더민주 김 대표는 그러나 “강봉균이 같은 사람하고 토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그는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와서 보니까 (강 위원장) 머리가 아주 몽롱해졌다. 상대도 안 되는 사람이랑 무슨 토론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강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관료적인 사회에 젖은 그런 사람은 그런 말밖에 못 한다”며 “기껏 한다는 소리가 양적완화라는 것 아니냐”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안 대표에게 “그 사람 사고에 기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생각을 안 한다”고 했다. 안 대표가 광주 삼성 공장 유치 공약을 ‘5공식 발상’이라고 비판하자 극언을 쏟아낸 것이다. 김 대표가 먼저 야권연대를 거부해 분열이 고착화됐다는 안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 사람은 말 돌려서 얘기하는 선수. 안철수라는 분이 당을 깨고 나갔기 때문에 일단 당이 깨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웅빈 고승혁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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