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2014학년도 입학 면접이 로스쿨 ‘불공정 입학’ 의혹의 핵심 사례로 등장했다. 변호사 아들 A씨는 면접장에서 면접관에게 아버지 이름을 말하도록 요구받았으며, 면접관들은 A씨 아버지가 검찰 고위직 출신 B변호사라는 점을 알고 채점한 사실이 7일 새롭게 확인됐다.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B변호사의 사법시험 동기인 같은 로스쿨 C교수가 A씨 합격을 위해 동료 교수들을 찾아다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면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버지 이름 물어본 면접=경북대 로스쿨 면접 평가는 면접관 3명이 진행한다. 2명은 경북대 로스쿨 교수이고 1명은 외부에서 초빙된다. 면접 10분 전에 교수 39명과 10여명의 외부 인사 중에서 면접관 3명을 추첨으로 뽑아낸다. 신 교수는 A씨 면접을 본 3명의 면접관 중 한 명이었다. 로스쿨 측은 A씨 아버지 이름을 물어본 면접관이 신 교수는 아니라고 했다. 이름을 물어본 면접관은 나머지 2명의 면접관 중 한 명이다. 경북대 로스쿨 관계자는 “누가 왜 그런 걸 물어봤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신 교수도 “(문제 교수가) 누군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C교수는 A씨 면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경북대 로스쿨의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 요강을 보면 자기소개서 작성 시 유의사항에 “부모 또는 친인척의 성명 또는 직장명을 기재하지 말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불공정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장치다. A씨도 자기소개서에 아버지 이름이나 직업을 기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경북대 로스쿨 측은 “50여명의 면접관에게 전부 청탁을 할 수 없지 않으냐”며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이 완벽한 제도”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A씨 면접관은 면접장에서 A씨 아버지의 이름을 먼저 들춰냈다. 면접 직전 무작위로 선정된 면접관이 A씨가 B변호사 아들임을 어떻게 알았는지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경북대 로스쿨은 가장 적게 지적받은 곳?=로스쿨 학계 내부에서는 경북대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6주 동안 전국 25곳 로스쿨을 전수 조사해 자기소개서에 부모 이름 혹은 지위를 드러낸 ‘불공정 입학’ 사례를 다수 확보했다. 경북대 로스쿨은 교육부 전수 조사에서 가장 지적을 적게 받은 로스쿨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경북대 로스쿨의 한 교수는 “신평 교수의 폭로로 우리가 뭇매를 맞고 있지만 경북대는 기본적으로 국립대”라며 “사립대를 들춰보면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억울해하는 우리 학교 교수들이 많다”고 전했다.
B변호사는 “나는 이번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B변호사는 “C교수와 정기적으로 사법시험 동기 모임을 하는데 그 자리에서 아들 로스쿨 진학 문제를 상의한 적은 있다. 하지만 청탁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C교수는 친구 아들이 자기 학교에 지원하므로 공정성을 위해 자신은 면접에서 빠지겠다고 동료 교수들에게 얘기한 것이 청탁을 한 것처럼 와전된 것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C교수도 “어이없는 일이다. 청탁 자체가 불가능한데 어째서 (신 교수가)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도경 전수민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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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작위 선정 경북대 로스쿨 면접관, 변호사 아들 어떻게 알았을까
입력 2016-04-0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