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에 이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극장이 아니라 유료 동영상을 통해 개봉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영화 제작사인 옥자SPC에 따르면 내년에 선보이는 ‘옥자’는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등 해외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69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VOD) 스트리밍 서비스로 지난해 ‘옥자’의 제작비 전액 5000만 달러(약 579억원)를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데이빗 핀처 감독,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리즈를 자체 제작해 시즌 전 분량을 동시에 공개하는 신개념 서비스 방식으로 드라마 유통 시장에 혁명을 일으켰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테드 사란도스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극장 개봉작을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개하기까지 10개월 이상 걸린다”며 “자체 제작해 넷플릭스 가입자에게 동시에 영화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옥자’ 역시 이런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봉 감독의 영화를 기다려온 국내 관객들을 고려해 내년 개봉 때 상황을 봐서 극장에 걸릴 수도 있다고 옥자SPC 측은 말했다.
영화는 옥자라는 사연 많은 동물과 한 소녀의 우정,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이 둘의 모험을 그렸다. 봉 감독은 “무서운 괴수가 아니다. 거친 세상의 한복판을 통과하는 옥자라는 동물과 소녀, 그 둘의 기이한 여정과 모험을 독창적으로 그려내고 싶다”며 “‘설국열차’보다도 더 큰 예산과 완벽한 창작의 자유가 필요했는데 이 두 가지를 넷플릭스가 제공해 감독으로서 환상적인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었다.
‘설국열차’에 이어 틸다 스윈튼이 출연하고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켈리 맥도날드, 빌 나이, 릴리 콜린스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가세했다.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 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플랜B는 ‘월드워 Z’ ‘킥 애스’ 시리즈, ‘노예 12년’ 등을 만든 영화 제작사다. ‘세븐’ ‘에일리언 4’ 등에 참여한 이란 출신 다리우스 콘지가 촬영 감독으로 합류했다. 이달 말 첫 촬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옥자’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로 공략
입력 2016-04-07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