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슬픔 안은 작은 섬, 새 예배당 열었다

입력 2016-04-07 18:49
지난 5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사도교회에서 ‘낙도선교회 진도선교센터’ 입당예배를 마친 뒤 참석자들이 예배당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낙도선교회 제공

전남 진도군 조도면. 세월호가 침몰한 슬픈 바다를 안은 섬 관사도에서 지난 5일 ‘낙도선교회 진도선교센터’ 입당예배가 열렸다. 조도기독교연합회(회장 윤현수 목사)와 낙도선교회(대표 박원희 목사) 목회자들,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 광주새순교회(유성은 목사) 성도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조도기독교연합회장 윤현수 목사는 “사르밧 과부의 음식이 엘리야를 통해 떨어지지 않았듯이 진도선교센터를 통해 조도군 일대의 섬에 하늘 양식이 끊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교했다. 낙도선교회 박원희 대표는 진도 선교 역사를 소개하며 “120년 전 진도에 들어온 레이놀즈, 유진 벨, 오웬, 프레스톤, 맹현리 선교사들의 땅끝 영성이 진도선교센터를 통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도선교센터는 1999년 세워진 관사도교회(김요셉 목사)의 새 이름이다. 이 교회는 태풍이 불어올 때마다 지붕이 날아가고 벽이 무너지는 취약한 예배당이었다. 새로운 예배당이 필요했던 차에 남서울교회가 설립 40주년을 맞아 낙도 지역 복음화를 위해 낙도선교회에 1억원을 후원하면서 지난해 10월 예배당 건축이 시작됐다.

관사도는 주민 52명 중 30명이 교회에 출석할 만큼 복음화율이 높다. 주민들에게 교회는 삶의 터전이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유일한 장소인 셈. 김요셉 목사는 교회 사역과 함께 낙도선교회 복음선 ‘등대 2호’를 타고 관사도 일대의 20여개 섬 목회자와 주민들을 돕고 있다. 2년 전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는 첫날부터 한 달 동안 구조작업에 참여하며 100여명의 단원고 학생들을 육지로 태워주기도 했다.

새 예배당 이름을 ‘낙도선교회 진도선교센터’로 지은 이유도 앞으로 진도군 33개 섬을 복음화하기 위한 비전을 담아내기 위해서다. 김 목사는 “진도선교센터를 통해 진도군 일대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는 일이 더 가속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입당예배를 드렸지만 진도선교센터가 완공된 것은 아니다. 아직 지반 시멘트 정리 작업과 십자가 탑 보수 등 마무리 공사가 남아있다. 박 대표는 “기반 공사 때 암반이 나와 교회터를 올리는 공사가 추가되면서 예산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며 “3000만원 이상의 재정지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02-532-8184).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