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한국 엔지니어들의 정체성과 변화과정 파악

입력 2016-04-07 19:15

‘한국에서 엔지니어는 어떤 사람들이었나?’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엔지니어가 언제 등장했는지, 엔지니어의 정체성과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돼 왔는지 등을 살핀다. 한경희 연세대 공학교육혁신센터 교수와 게리 리 다우니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가 공동 저술했다.

영어로 먼저 출간된 이 책의 원서 제목은 ‘한국의 엔지니어들(Engineers in Korea)’이 아니라 ‘한국을 위해 일하는 엔지니어들(Engineers for Korea)’이다. 이 책은 한국 엔지니어의 역사에서 국가주의라는 특성을 포착하며, 한국 엔지니어의 형성 과정을 ‘기술-국가 구성체’를 만들려는 시도로 파악한다.

우리나라에서 엔지니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였다. 박정희 정부는 국가와 경제에서 기술 인력의 가치를 처음으로 이해하고 활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엔지니어들은 개발의 주도 세력이었고, 관료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경제 주도권이 정부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간 뒤로 엔지니어들은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경쟁력’ ‘세계화’ 등이 중시되면서 경제학자들이 엔지니어들의 지위를 대체했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