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개막 하루 전 이벤트 경기로 파3 콘테스트가 열린다. 마스터스 코스 인근 2개의 연못을 끼고 도는 9개 홀(파27) 미니코스(1060야드)에서 펼쳐진다. 1960년부터 시작된 이벤트 경기는 가족이나 여자친구가 캐디로 나서고 샷도 대신 할 수 있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팬들과 선수가 함께 하는 축제다.
7일(한국시간) 열린 파3 콘테스트는 무려 9개의 홀인원이 쏟아졌다. 역대 최다 홀인원인 5개(2002년, 2015년)를 경신했다. 보통 프로선수의 홀인원 확률은 3000분의 1. 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 1이라고 한다. 하지만 매홀 120야드 전후의 짧은 코스에서 펼쳐진 탓인지 이날 쏟아진 홀인원은 확률을 무시했다. 대회 최고령 홀인원의 주인공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는 “하루에 홀인원 9개가 나올 확률은 2000만분의 1”이라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81세의 플레이어는 7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홀컵 오른쪽에 떨어진 볼은 경사를 타고 한참 굴러온 끝에 홀로 빨려 들어갔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지난해 75세의 나이로 달성한 것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4승을 기록한 플레이어는 5명 뿐인 남자프로골프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 중 유일한 비미국인이다. 그동안 마스터스에는 52차례 출전해 1961년, 1974년, 1978년 등 세 차례 우승을 했지만 파3 콘테스트 홀인원은 처음이다.
플레이어 외에 리키 파울러, 저스틴 토머스, 지미 워커, 웹 심슨, 잭 존슨, 스마일리 커프먼(이상 미국), 앤디 설리반(잉글랜드), 다비스 링머스(스웨덴) 등이 홀인원을 기록했다. 특히 파울러와 토머스는 같은 조에서 ‘백투백’ 홀인원이란 진기록을 세웠다. 4번홀에서 먼저 토머스가 홀인원을 기록하자, 파울러가 친 볼도 내리막을 타고 홀로 들어갔다. 하지만 같은 조의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최연소 메이저 2승째를 수확한 리디아 고는 이날 재미교포 케빈 나의 캐디로 나섰다. 흰색 캐디복장에 캐디백을 메고 다닌 리디아 고는 “오거스타에 처음 왔는데 정말 놀라운 곳이다. 사람들이 왜 마스터스를 사랑하는지 알겠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9번홀에서 케빈 나의 9번 아이언으로 샷을 날려 홀컵 60㎝에 붙였다. 우승은 2번홀 홀인원을 앞세워 8언더파 19타를 친 워커가 차지했다. 하지만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어! 이런일이… ‘백투백 홀인원’ 진기록
입력 2016-04-07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