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배트 역사와 현재… 레몬 껍질로 겉 감싼 것이 최초 야구공

입력 2016-04-22 19:49
세계 최초의 야구공은 1854년 등장한 니커보커볼(왼쪽)이다. 당시 야구공은 두 개의 가죽 대신 겉을 레몬 껍질로 감싼 형태였다. 오른쪽 공 세 개는 레몬 껍질로 만든 또 다른 야구공. 야구공은 1872년에 이르러 현재와 비슷한 모습을 갖췄다. 스미소니언닷컴 홈페이지

야구공과 배트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다. 경기를 좌지우지할 만큼 선수들에게 민감하게 작용한다. 국제대회에서 바뀐 공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가 나오는가 하면 이득을 보는 선수도 있다.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은 배트 무게나 길이, 종류 등을 달리해 극복한다.

세계 최초의 야구공은 1854년 니커보커볼이다. 두 개의 가죽 대신 레몬 껍질(lemon peel)이 야구공 겉을 감쌌다. 야구공은 1872년에 이르러 현재의 것과 근접한 모습을 갖췄다. 1800년대 중반에는 무게가 85g 정도로 가벼웠지만 150g 전후로 늘었다. 지름은 7∼8.9㎝로 커졌다. 가벼운 공은 너무 많은 점수를 만들어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야구공 중심엔 ‘레드 코어’라는 붉은색 고무공이 있다. 그 안에는 코르크 소재가 있다. 코르크는 배트에 맞은 공의 충격을 흡수한다. 초창기 레드 코어는 코르크 없이 고무 재질로만 이뤄졌다. 이 때문에 야구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곤 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단일 공인구를 사용해 왔다. 한국 프로야구(KBO)는 5∼6개사의 공인구를 채택해 사용하는 야구공이 각기 달랐다. 올 시즌에는 단일 공인구가 채택됐다. 리그의 통일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취지다.

배트도 야구공처럼 변화를 거듭했다. 미국에서는 초창기 각목을 배트로 사용했다. 각목은 공을 멀리 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배트는 현재의 라운드형 방망이와 흡사한 둥근 형태로 바뀌었다. 각목 배트는 1893년까지 번트 전용으로 쓰였으나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한국에선 야구 배트의 개념이 없었다. 목공소에서 야구 도면을 보고 임의로 깎아주면 그게 곧 배트였다.

배트에는 물푸레나무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다. 물푸레나무는 1884년부터 가볍고 단단해서 인기가 있었다. 최근엔 단풍나무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결이 잘 갈라지고 무겁다는 물푸레나무의 단점을 보완한다. 단풍나무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단단하다. 1970년대에는 알루미늄 배트가 등장했다. 프로야구에서 사용할 순 없었다. 아마추어나 국제대회에서 주로 쓰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