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는 우익 보수세력의 대변자다. 그는 이웃 국가인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지만 우경화 노선을 지속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 교도통신 기자 출신의 정치 저널리스트 노가미 다다오키가 펴낸 세 번째 아베 연구서다. 정치명문가 혈통을 이어받고 자라서 요령과 퍼포먼스로 권력의 최정상에 오른 아베에 대한 평전이자 정치평론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아베의 아버지였던 아베 신타로 의원의 담당 기자 시절부터 아베 가문을 밀착 취재해왔다. 아베 신조 본인과 가족, 친구, 양육 교사 등과의 방대한 인터뷰를 밀도 있게 담았다. 저자는 아베가 학력 콤플렉스로 도쿄대 엘리트를 기피하고 강경파가 된 이유를 그의 성장과정에서 찾는다. 아베의 외조부는 태평양전쟁 기간에 권력의 중심에 선 A급 전범이자 경제관료의 자리를 이용해 총리까지 오른 기시 노부스케로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던 어린 아베를 품어줬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베의 친조부는 전쟁을 반대했던 반골 정치인 아베 간이지만, 아베는 일찍 세상을 떠난 친조부보다 어린 시절 가깝게 지낸 외조부의 정치색을 이어받았다. 이 책은 아베가 살아온 여정과 함께 자민당 60년 계보와 세력관계도 살펴볼 수 있어 일본 정치사의 일면을 아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장지영 기자
[손에 잡히는 책] 日 명문가 출신 아베, 보수 강경파가 된 이유는
입력 2016-04-07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