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씨가 세운 페이퍼컴퍼니 SKT 자회사 관계자가 넘겨받아

입력 2016-04-06 21:27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SK텔레콤의 자회사 관계자가 넘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씨아이 아시아(GCI Asia)’ 등 노씨의 페이퍼컴퍼니 2곳을 넘겨받은 중국인 첸카이씨는 2011년 7월 8일 설립된 SK텔레콤 홍콩 벤처스매니지먼트의 이사(Director)로 확인됐다.

첸카이씨는 노씨가 2007년 창업에 참여한 모바일광고·게임업체 ㈜인크로스의 자회사였던 인크로스인터내셔널의 지분 1%도 지난해 4월 양도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첸카이 이외에도 노씨로부터 인크로스인터내셔널을 인수한 김정환씨는 매출의 80% 이상이 SK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인크로스 홍콩의 이사로 알려졌다. SK의 해외 자회사 관계자가 노씨에게 회사를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와 SK그룹 간 연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첸카이가 SK텔레콤의 펀드를 운용했고, 노씨가 설립한 회사의 이사라는 점만으로 SK와의 연관성을 추측하거나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SK텔레콤은 첸카이와 20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계약을 맺었을 뿐 첸카이가 SK그룹 소속 직원은 아니다”라며 “2012년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도 법인 계좌가 없을 정도로 운영 자체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씨도 대리인을 통해 “첸카이와는 미국 스탠퍼드대 동문으로 알게 된 사이에 불과하며 첸카이와 SK의 관계는 무관하다”며 “사업이 잘 안 돼 설립 회사가 쓸모없어진 후 중국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하는 첸카이에게 혹시 필요할 수도 있어 넘겨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