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주변서 외국인 첫 지뢰 피해… 카자흐 국적 근로자 발가락 4개 절단

입력 2016-04-06 21:31
100만발의 지뢰가 매설된 북한 접경지역에서 지뢰 폭발로 인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외국인 피해자까지 처음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지뢰 제거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아 민간인들이 사고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강원도 양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낮 12시54분쯤 양구군 해안면 현리 개울가에서 인근 농장에서 일하던 카자흐스탄 국적 근로자 A씨(54)가 대인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을 밟아 발가락 4개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2009년 10월에는 양구의 한 야산에서 약초를 캐던 김모(53)씨가 발목지뢰를 밟아 크게 다쳤고, 2002년 5월 양구군 해안면에서는 트랙터가 대전차지뢰를 밟아 농부가 다치기도 했다.

㈔평화나눔회가 2011년 진행한 ‘강원도 민간인 지뢰피해자 전수조사’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1년까지 강원도에서 발생한 지뢰사고 피해자는 모두 228명으로 이 가운데 111명이 숨졌다.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 지뢰 피해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북에 매설한 지뢰는 100만발로 추정되고 있다. 지뢰 매설 면적은 여의도 면적(2.9㎢)의 33배인 97㎢에 이른다.

이처럼 지뢰로 인한 사고가 접경지역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