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7년 징크스’ 멤버 잇단 탈퇴, 해체… 왜 흔들리나

입력 2016-04-06 20:14
소녀시대
원더걸스
2NE1
카라
카라, 원더걸스, 소녀시대 그리고 투애니원(2NE1). 최고의 걸그룹이었던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걸그룹 7년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두 데뷔 7년을 넘기며 위기를 겪었다. 후발주자이면서 ‘넘사벽’ 걸그룹으로 꼽혔던 투애니원마저 이 징크스에 넘어졌다.

아슬아슬하게 유지됐던 투애니원은 5일 YG엔터테인먼트가 ‘공민지 탈퇴’를 공식 발표하며 결국 4인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아이돌 그룹이 데뷔 멤버 그대로 팀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YG는 공민지 탈퇴 소식을 전하면서 “세계적으로도 그룹 활동을 7년 이상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많은 위기와 난관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결국 투애니원은 위기와 난관을 함께 극복해내지 못한 셈이다.

투애니원은 YG가 처음 선보인 걸그룹이었다. ‘여자 빅뱅’으로 불리며 2009년 화려하게 데뷔했다. 예쁘거나 귀엽거나 섹시하거나를 강조하는 수많은 걸그룹과 달리 독보적인 노선을 걸었다. 독특한 개성과 실력으로 등장과 동시에 가요계를 접수했다.

네 멤버 조합이 잘 맞아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랩, 보컬, 댄스 등 각자 역할이 분명했다. 씨엘, 박봄, 산다라박 세 멤버만으로 꾸미는 무대를 상상하기 어려운 건 그래서다. 해체는 피했지만 균형감은 잃게 됐다.

7년 징크스는 ‘2세대 걸그룹’ 카라, 원더걸스, 소녀시대 모두 겪었다. 2007년 데뷔한 이들은 2014년 모두 팀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체설, 멤버의 결혼과 활동 중단, 멤버의 탈퇴 등 온갖 문제가 튀어나왔다.

5인조 카라는 니콜과 강지영이 팀을 나가면서 해체설이 돌았다. 새 멤버 영지를 영입해 4인조로 활동했으나 재도약엔 실패했다. 올해 구하라, 한승연, 박규리가 소속사 DSP미디어를 떠나며 결국 해체됐다.

원더걸스는 2013년 선예가 결혼과 출산을 한 데 이어 이듬해 선교활동에 나서면서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선예와 소희는 지난해 공식 탈퇴했다. 새 멤버 혜림과 원년 멤버 선미가 합류했으나 옛 명성은 찾지 못 했다.

소녀시대는 멤버 제시카가 떠났다. 개인사업을 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8인 체제로 재정비하고 활동하면서 카라나 원더걸스와는 달리 여전히 톱 걸그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시카의 공백을 느끼는 팬도 많다.

7년 징크스는 사실 수많은 걸그룹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일이다. 전속계약 문제 때문이다. 걸그룹은 보통 데뷔 무렵 7년 안팎으로 계약을 맺는다. 이즈음 재계약과 관련한 여러 가지 변수가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멤버마다 입장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6일 “가수가 소속사를 옮기는 게 그룹 자체에는 위기가 되겠지만 개인 사정에 따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걸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소속사마다 어렵겠지만 개선 방법을 찾는 게 쉽지는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