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당할 경우 승계자로 예정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사진)도 탄핵 위기를 맞았다. 이미 불확실성이 높아진 브라질 정국이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쿠 아우렐리우 멜루 브라질 연방대법관은 5일(현지시간) 연방하원에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하라고 판결했다. 혐의는 호세프 대통령과 유사하게 정부 회계를 조작해 비승인 정부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테메르 부통령은 연정에서 사퇴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으로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대통령직을 대행하고, 탄핵당하면 이를 승계할 인물이다.
이날 판결은 호세프 대통령의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 부패와 관련돼 하원에서 그의 탄핵을 다룰 특별위원회가 다음 달 구성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예상하고 새 경제정책 수립을 준비하는 등 권력 인수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 명령으로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정에서 탈퇴하며 호세프를 권력에서 몰아내려 한 테메르 부통령도 같은 처지가 됨에 따라 다른 전략을 생각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연방 상원의원 중 일부는 정국혼란 해소를 위해 조기 대선을 치르자는 주장을 펼쳤다. PMDB 소속 바우지르 라우프 상원의원은 “올해 10월 열리는 지방선거와 함께 조기 대선을 시행하자”고 제의했다.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은 조기 대선이 “위기를 끝내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쫓아내려던 부통령도 탄핵 위기
입력 2016-04-06 18:13 수정 2016-04-06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