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태권도는 체력 뿐 아니라 자신감·절제력에 큰 효과”

입력 2016-04-06 20:01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가 5일(현지시간) 아나폴리스 주의회 의원회관에서 태권도 도복을 입고 송판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메릴랜드 주정부 제공

‘한국의 사위’ 래리 호건(60) 메릴랜드 주지사가 5일(현지시간) ‘태권도의 날’을 선포하고, 직접 격파 시범을 보였다.

호건 주지사의 부인은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다. 그는 취임한 뒤 첫 해외방문을 한국으로 정할 만큼 애정과 관심이 많아 ‘한국의 사위’로 불린다. 지난해 5월 방한 때 국기원에서 태권도 명예9단증을 받았다.

호건 주지사는 사실 태권도를 익힌 적이 없다. 하지만 가족과 지인 중에 태권도 유단자가 많다. 아버지 로렌스 호건(88) 전 하원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태권도의 대부’ 이준구(86) 사범에게 직접 태권도를 배웠다. 호건 주지사의 딸 제이미는 유소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유단자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태권도 보급과 대중화에 앞장섰다. 내년부터 주지사배 태권도대회도 연다. 메릴랜드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태권도의 날’을 선포한 첫 번째 주가 됐다.

호건 주지사는 “태권도는 체력뿐 아니라 자신감과 절제력을 기르는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태권도의 날 선포 이유를 설명했다. 메릴랜드 주정부 관계자는 “한국에서 4월 5일이 식목일인 데 착안해 꿈나무 육성 차원에서 이날을 태권도의 날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호건 주지사는 아나폴리스 주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태권도의 날 선포식에서 도복을 입고 직접 송판을 깨는 시범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 사범은 태권도 보급에 앞장선 공로로 표창장을 받았다. 이 사범은 1962년 워싱턴DC에 도장을 열었고, 65년부터 2010년까지 45년간 미 연방의원 350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미국에서 태권도의 대부로 통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프로권투 세계헤비급 전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 전설의 무술영화배우 리사오룽(李小龍), 할리우드 액션스타 척 노리스에게 태권도를 지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나폴리스(메릴랜드)=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