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산업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경남 거제시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거제시는 올 한해를 지역경제 활력을 되찾고, 조선산업 외 다양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거제 미래 100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경제를 견인할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와 머물고 힐링할 수 있는 관광인프라 구축, 고현항 항만 재개발과 교통인프라 구축, 서민 주거 복지사업인 ‘300만원대 아파트’ 건립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명품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양플랜트 국산단은 거제의 100년 대계=거제의 미래를 책임질 해양플랜트산업단지가 2014년 12월 국가산업단지로 확정됐다. 정부를 상대로 오랫동안 다각적으로 노력해 얻은 값진 성과다. 지난해 거제시, 실수요자조합, 금융권, 한국감정원이 참여한 가운데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SK건설 컨소시엄(SK건설,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건설투자자로 최종 확정돼 본격적인 사업 시작의 신호탄을 쏘았다.
거제시는 3월까지 산업단지 계획을 수립하고 국토교통부에 국가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2017년부터 보상과 착공을 착수해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36개 실수요 입주기업이 국가산단조합에 출자를 완료한 상태다. 약 75만평의 산업용지가 신청돼 계획면적 57만평을 131% 초과한 상태다.
민·관이 협력해 개발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가 성공하면 국가가 자금 조달부터 시공, 분양에 이르기까지 무한책임을 지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국가산단 개발 성공사례가 된다.
◇머물고 힐링도 되는 명품 관광섬 개발=그동안 거제를 찾는 관광객은 자연경관을 구경하고 스쳐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은 적었다. 거제시는 스쳐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머물고 쉬면서 힐링할 수 있는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숙박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거가대교 관광지 조성사업인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유치해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424실 객실과 워터파크, 레스토랑, 컨벤션 시설 등을 갖춘 이 리조트는 2018년 상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시는 리조트 유치를 위해 사업에 편입되는 토지를 미리 매입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거제학동케이블카 사업도 지난해 8월 착공했다. 2017년 완공 목표인 학동케이블카는 총 길이 1.9㎞로 곤돌라 52대가 노자산과 학동고개를 오가게 된다.
학동케이블카는 거제의 절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특색 있는 케이블카다. 쪽빛 바다와 청명한 하늘,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노자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거제를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국방부 소유였다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동백꽃의 섬’ 지심도를 자연 그대로 보존 관리해 동백꽃 군락지 특성을 살린 자연생태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유리온실과 자연생태공원이 어우러진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거제면 일대에서 개최하는 거제섬꽃축제와 연계해 사계절 관광명소로 부상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서민임대 아파트 건립도 순조=거제시는 전국 최초로 3.3㎡당 300만원대의 ‘반값 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땅의 용도를 바꿔주는 대신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으로 반값 공공임대아파트를 지어 서민들에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시는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해 영구임대주택(12평형) 200가구와 국민임대주택(18평형) 375가구 등 575가구를 건립할 계획이다.
처음엔 전문가는 물론이고 시 공무원조차도 ‘반값 아파트’는 불가능한 일로 여겼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사업계획이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착오 끝에 고비를 넘겨 지금은 모든 행정절차가 마무리됐다. 총 사업비가 433억원인데 이중 282억원을 국토교통부 국고보조금으로 받아내 사업비 문제도 해결했다.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시는 올해 상반기 건축공사를 시작해 2018년 서민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보급할 계획이다.
◇명품 항만도시로 도약=고현항 재개발사업이 2009년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 반영된 지 6년 만에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매립 공사에 들어갔다. 총 사업비는 총 2조1000억원이다. 거제시는 2020년까지 7000억원을 들여 60만98㎡을 매립하고 접안시설·외곽시설, 공원·녹지, 주거용지 등을 1∼3단계로 나눠 조성할 계획이다. 부지 매립이 완료되면 1조4000억원 이상의 민간자본을 유치해 새로운 랜드마크 건물과 주거·상업·교육·의료·관광·문화·공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의 절반 정도인 11만9400㎡ 규모 공원 녹지와 자전거 전용도로, 여객선터미널·마리나 등 항만시설도 확충된다. 시는 고현항 사업개발을 통해 고용창출 3만명, 경제유발 6조원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터뷰] 권민호 거제시장 “명품도시 건설 원년… 조선업 대책 최우선”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과 고품격 해양관광도시 건설을 추진해 거제 미래 100년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권민호(60·사진) 거제시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은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거제 미래 100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권 시장은 특히 조선산업 불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산업은 지난 40년간 거제시와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했고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산업”이라며 “불황의 여파가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에 미치지 못하도록 중소기업·소상공인 육성자금을 확대하고 거제사랑상품권 발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창업기업 고용지원 강화, 1부서 1사 협력업체 후견인제 추진, 대형건설사업장의 지역경제 참여 활성화 등의 대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권 시장은 또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동력으로 사회간접시설과 관광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그는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미래 도시성장을 견인할 고현항 항만 재개발, 도심지 팽창에 대비한 행정타운 조성사업 등 사회간접시설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해양플랜트 산업과 관련 기자재 연구 개발,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가능한 인프라가 갖춰지게 된다”며 “거제는 명실상부한 조선과 해양플랜트산업의 세계적 선도 도시로 거듭나고 인구 50만 시대를 열어갈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도시성장의 중장기 로드맵 마련을 위해 도시기본계획과 관리계획을 정비하고, 체계적인 도시개발로 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거제 동서간 연결도로, 송정∼문동 국지도 58호선, 일운∼아주 국도대체 우회도로, 사등∼장평 6차로 확장사업 등을 통해 도심 집중 완화와 균형발전을 뒷받침할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거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거제시, 산업+관광 쌍끌이… 새로운 100년 밑그림
입력 2016-04-07 18:58 수정 2016-04-07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