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부터 ‘블랙아웃 선거’… 깜깜이 판세 더욱 안갯속

입력 2016-04-05 21:21 수정 2016-04-05 21:24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가 5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과 어울려 공놀이를 하고 있다. 뉴시스

4월 총선에 대한 여론조사 공표가 7일부터 금지되면서 ‘블랙아웃 선거전’에 들어간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와 여권 출신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 등 안갯속 판세에 여론조사 결과까지 ‘깜깜이’가 되면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엄살과 공포 마케팅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반면 국민의당은 ‘40석 달성’을 목표로 무당층까지 바람을 일으키는 전략을 내거는 모습이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7일부터 선거 당일인 13일 오후 6시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공직선거법 제108조에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 시각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자를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공표나 인용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어서다. 이에 따라 총선까지 1주일여 동안은 민심의 움직임을 여론조사를 통해 판별할 수 없게 된다.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 어느 정당이 얼마나 지지를 얻고 있는지 여론의 민감한 변화를 알 수 없다.

여야의 선거 전략도 복잡해졌다. 새누리당은 연일 ‘과반의석 붕괴론’을 펼쳤다. 위기론의 근거는 여의도연구원이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7대 3 비율로 반영해 조사했더니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우세’는 125곳에 그쳤다는 것이다. 경합우세 지역 중에서도 적극 투표층에서 밀리는 지역은 열세로 분류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18∼20석을 합하면 전체 의석수는 140여석이 된다는 게 새누리당의 판단이다.

권성동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의 주장처럼 엄살이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언론에서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도 적극 투표층에선 새누리당이 많이 밀리고 있다”고 했다.

더민주는 ‘잃어버린 8년론’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잃어버린 20년이 될 것(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이라는 말도 나왔다. 더민주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지난 8년간 과반의석을 가지고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 그리고 경제를 파탄낸 것밖에 한 일이 없다”며 “그래놓고 또 과반의석을 달라고 엄살을 떨고 있다. 염치가 있으면 의석이 모자라서 일 못했다는 타령은 그만 해야 한다”고 했다.

더민주도 ‘엄살 전략’을 동원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MBC라디오에 나와 “120석이 현재는 어렵다고 본다”며 “현재 (더민주 우세 지역은) 60∼65석 정도”라고 했다.

양당과 달리 ‘제3정당’인 국민의당은 오히려 목표치를 40석으로 상향조정 중이다. ‘양당 철밥통론’으로 무당파·중도층을 자극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국민의당은 창당 두 달밖에 안 됐지만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말하고 있다”며 “양당 ‘철밥통’은 국민의당 얘기만 하고 있다. 제발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판세로는 새누리당의 ‘엄살’이 과장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 지지율과 세대별 투표의향 수치로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새누리당이 이를 모를 리는 없고 지지층에게 ‘힘들다’고 엄살 한번 부려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임성수 권지혜 기자 joylss@kmib.co.kr

[관련기사 보기]